- "중국 性의 도시"라는 꼬리표가 붙은 광동성 동관시에서 중국 경찰은 지난 2월 초 대대적으로 매춘 소탕작전을 펼쳤다. 매춘 산업은 동관시 세입의 10%에 달할..
"중국 性의 도시"라는 꼬리표가 붙은 광동성 동관시에서 중국 경찰은 지난 2월 초 대대적으로 매춘 소탕작전을 펼쳤다.
매춘 산업은 동관시 세입의 10%에 달할 정도로 성매매 단속은 도시 경제에도 큰 타격을 가져왔다.
그러나 동관시의 매춘단속의 숨겨진 이유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중국당국은 왜 갑작스럽게 매춘을 적발 한 것일까. 그 배경에는 권력 투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은 아닐까?
"1개월 정도 참고 기다렸는데도 손님이 돌아오지 않으면 가게를 접을 생각이다"
지난 4일 저녁. 중국 남부의 광동성 동관시 중심부에서 꼬치구이 가게를 운영하는 李씨(51) 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불야성을 이루던 과거의 금요일 밤은 오간데 없고 대부분의 가게에는 손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매춘산업이 번창하던 동관시에서 지난 2월 9일 밤 당국에 의한 ‘매춘 일제단속 캠페인’이 벌어졌다. 약 6천명의 경찰이 시내 전역의 호텔과 사우나, 마사지 업소 등을 일제히 수색하고 문제 행위가 있거나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업주와 종사자 약 200명을 구속했고, 100여 개 상점에 대해 영업 정지 명령을 내렸다 .
중국 내 TV, 신문 등 언론은 "동관시에서 매춘 단속에 큰 성과를 올렸다"며 연일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이 매춘 대청소 캠페인으로 동관시의 경제는 괴멸적인 타격을 받아 옛 번화가는 유령 도시로 변했다.
현지 한 택시운전 기사에 따르면, 하루 매출은 500위안(85,000 원)에서 100위안(17,000원) 사이로 급격히 줄었다. 그는 "생활을 할 수 없어 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동관시에 유흥업소가 집중된 것은 개혁개방정책이 시작된 1980년대의 일이었다. 중국에서 매춘은 법으로 금지되어있어 손님 옆에 앉아 술과 노래를 부르며 보상을 얻는 것조차 불법이었다. 그러나 외화를 벌어들이고 싶었던 당시 광동 당국은 광주와 심천에 진출한 홍콩과 대만 사업가 등을 상대로 발전이 상대적으로 지연되고 있는 동관시에 매춘업을 사실상 용인했다. 그 후, 매춘산업은 도시의 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 되었다.
이번 매춘 대청소 캠페인의 계기는 2월 9일 오전 방송 된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보도 프로그램이 발단이 됐다.
이 텔레비전의 기자가 고급 호텔의 클럽에 잠입해 스트립쇼나 매춘 협상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도촬했다. 게다가 기자가 ‘성매매의 실태'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전혀 경찰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현지 정부의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빨랐다. 프로그램이 방송 된 밤에 일제히 단속을 시작, 약 1주일 후에는 이 도시의 부시장 겸 공안국장 등 여러 간부가 '직무 태만'을 이유로 면직되었다.
그러나 "동관시에서의 매춘“은 30년 간 '공공연한 비밀‘ 이었으며, 왜 이시기에 중앙 TV가 " 특종"을 했는지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중국 광둥성 당서기 후춘화(胡春華. 51)의 이미지 하락을 노린 권력 투쟁의 산물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후 서기는 후진타오 前 국가주석의 측근 중 한 사람으로, 허베이 및 내몽고 등에서 많은 실적을 남기고 있어 젊은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현 시진핑 국가 주석의 유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본인도 그것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부터 외국 지도자들과 수시로 회담 등 국제 사회에서 지명도도 올리고 있다.
공산당 소식통에 따르면 후진타오 총서기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도당으로 대립하는 시진핑 주석은 '후춘화(胡春華) 때리기'를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광동성에서 10명 이상의 국장급 간부를 부패 관료로 적발했으며, 연말 전국 최대의 마약제조마을인 광동 보서촌(博社村)을 적발 하고 '전국 최대의 각성제 제조 거점'임을 매체를 이용해 크게 선전했다.
이번 중앙 TV의 보도도 이와 연관되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가장 경제가 발전해 있고, 인권 상황도 비교적 좋은 것으로 알려진 광동성이 '부패관료, 마약, 매춘'이 난무하는 지역으로 이미지를 정착시키면서 후진타오 총서기의 실적을 부정하는 목적이 있다고 보인다.
뒤에서 주도하고 있는 것은 시진핑 주석의 측근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는 "동관 힘내라" "강권에지지 말라"라는 목소리도 쇄도했다. 또한 중앙 TV의 홈페이지에는 "영혼을 파는 인간이 몸을 파는 사람을 비판 할 자격이 없다"라고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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