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홍콩 금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 수위를 높이면서 홍콩이 독보적인 위안화 역외시장으로 누려온 특혜가 무색해지고..
중국이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면서 홍콩 금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이 금융시장 개방 수위를 높이면서 홍콩이 독보적인 위안화 역외시장으로 누려온 특혜가 무색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위상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머니투데이는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과 중국 금융당국이 몇 주 안에 홍콩이나 중국을 본거지로 한 펀드를 서로 인정해주기로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합의가 성사되면 홍콩 자산운용사는 중국에서 직접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합의가 홍콩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하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자본을 겨냥한 글로벌 펀드들이 홍콩으로 대거 몰릴 게 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국도 홍콩처럼 중국과 상호인정(mutual recognition) 협악을 맺을 참이라는 점이다.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한 소식통은 이르면 내년 6월께 영국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에서 직접 펀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FT는 홍콩의 상당수 변호사와 펀드매니저들이 이와 유사한 형태로 홍콩이 1순위로 누려온 혜택을 경쟁자들이 공유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게 RQFII(위안 적격 외국인기관투자가) 자격이다. 2011년 도입된 RQFII는 외국인 투자자가 위안으로 중국의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 제도다. 그동안은 홍콩에 있는 투자회사만 이 자격을 가졌지만 중국 정부는 최근 영국과 싱가포르에 각각 800억위안(약 13조9800억원), 500억위안 규모의 RQFII 권한을 내줬다.
샐리 웡 홍콩투자펀드협회(HKIFA) CEO(최고경영자)는 "홍콩은 그동안 선발우위효과(first-mover advantage)를 누렸지만 독점이라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RQFII로 지난 3월 홍콩이 처음 자격을 받은 뒤 3개월 만에 여러 나라로 자격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홍콩 자산운용사 CCAM의 마크 코닌은 "홍콩이 먼저 누린 특혜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강력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글로벌 펀드가 본국에서 (중국 정부의) 상호인정을 받으면 (대중국) 투자 근거지로서 홍콩의 장기투자 매력은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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