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입학 어렵고 다니더라도 괴로워
중국에 금세기 들어 유행하기 시작한 홍콩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이른바 솽페이(雙非·부모 모두 홍콩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 아동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커다란 사회문제로 이어질 개연성도 다분한 듯하나 뾰쪽한 해결 방법은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 등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 존재하는 솽페이 아동은 대략 7만여 명 전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3억 명 이상에 이르는 인구에 비춰보면 얼마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홍콩에 인접한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일대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이들의 상당수가 이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진학할 나이가 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올해의 경우만 해도 홍콩의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중에 정원보다 중국 내의 지원자 수가 훨씬 많은 케이스가 태반에 이르기 때문이다. 솽페이 아동은 말할 것도 없고 홍콩 본토의 아이들까지 원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겨우 경쟁을 뚫고 홍콩의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니더라도 문제는 있다. 가장 가까운 선전에서 다닌다 해도 통학 시간이 왕복 5시간 이상 걸리는 현실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이 감내하기 쉽지 않은 통학길이라고 해도 좋다. 현재 이런 통학을 하는 아동은 선전에만 1만6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솽페이 아동은 부모가 원정출산으로 낳았기 때문에 홍콩 거주권만 있지 중국 내의 호적은 없다. 따라서 홍콩의 유치원이나 학교를 다니면 거의 의무교육을 받게 되나 그렇지 않고 중국에서 다니면 엄청난 경제적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학비 감당이 쉽지 않은 사립학교나 국제학교를 가야 하는 탓이다.
그럼에도 솽페이 아동의 부모들은 홍콩 거주권을 포기하고 중국 호적을 얻기를 원하지 않는다. 중국보다는 홍콩의 교육 시스템이 훨씬 훌륭하고 경쟁력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에도 중국 임산부들의 홍콩 원정출산이 근절되지 않는 현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광둥성 정부가 올해 1월 1일부터 법적으로 원정출산을 금지하고 홍콩 정부의 단속과 시민들의 결사반대도 잇따르고 있으나 완전 소귀에 경읽기인 것이다. 아무래도 중국 중앙 정부 차원에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솽페이 아동의 증가에 따른 부작용은 더욱 커지지 않을까 보인다.
<출처 : 아시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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