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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홍콩] 홍콩에서 먹는 정통 운남면 "過橋米線"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3-01-10 17:25:23
  • 수정 2013-01-17 10:5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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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43호, 1월10일
 요즘 홍콩의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해 말 크리스마스이브가 13년 만에 가장 추웠던 날로 기록될 만큼 홍콩의 기온이 떨어져 따뜻한 온돌방에서 생활하던 한국인들에게는 난방시설 없는 홍콩의 실내생활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더구나 습한데다 바람까지 불다보니 아파트 구석구석까지 바닷바람이 비집고 들어와 손발이 시립고, 어느 곳 하나 마음 놓고 앉을 수 없어 마음까지 싱숭생숭하다.

이런 날은 얼굴가득 땀을 흘려가며 먹는 얼큰한 짬뽕국물이 제격이지만 그거 하나 먹자고 멀리까지 나가자니 날씨도 추운데 움직이기 또한 귀찮다.

이럴 때 제격인 음식이 운남 국수다. 홍콩에는 침사초이나 완차이, 상환, 몽콕, 홍함 등 구석구석에 수많은 운남국수집이 자리잡고 있을만큼 운남국수가 홍콩인과 외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운남요리 중 가장 유명한 게 과교미선(過橋米線)이다. 여기서 잠깐 운남의 요리에 대해 설명을 하고 넘어가자.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운남성(雲南省)은 연중 봄과 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어 "식물 왕국", "향료 왕국", "약초의 고향", "버섯의 고향 " 등으로 불린다. 진미가 뛰어나고 풍부한 천연 재료에 각 소수민족의 식습관과 지혜가 더해지면서 "과교미선(過橋米線)"이나 "기보계(氣鍋鷄)" 등과 같은 음식이 발전 되어 왔다.


남편을 장원급제 시킨 아내의 사랑
過橋米線(과교미선 : 궈키우마이씬, 궈챠오미셴)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운남 지역에서는 쌀로 만든 면(米線)이 또 다른 주식이다. 이로 인해 "과교미선(過橋米線, 광동어 : 궈키우마이씬, 중국어 : 궈챠오미시엔)"이라는 유명한 음식이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쌀국수 하면 베트남 쌀국수를 먼저 떠올리지만 홍콩에서는 완탄면부터 시작해 볶음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쌀국수를 맛볼 수 있다. 이중 운남성의 쌀국수인 '과교미선(過橋米線)'은 완탄면 못지않게 홍콩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음식이다.

중국의 많은 음식들이 그렇듯 이 과교미선에 또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얽혀 있다.

 이 '過橋米線'이라는 쌀국수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백수십 년 전의 운남성 남쪽에 있는 몽자(蒙自-멍즈)현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몽자현에는 남호(南湖)라는 호수가 있었는데, 그 호수는 맑기가 백옥과 같고 호반에는 수양버들이 늘어져서 아름답기가 그지 없었다.

그 호수의 중간쯤에는 삼면이 푸른 대나무 숲과 오래된 고목으로 둘러 싸여 경치가 수려하고 조용하며 공기가 신선한 누각이 한 채 있었다. 당시 몽자현에서 공부한다는 사람들은 이 누각에 틀어 박혀 공부를 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過橋米線'의 주인공인 한 선비도 이 누각에서 과거시험을 준비했다.

그 선비의 부인은 집에서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여 호반에서 섬으로 이어진 다리를 건너(過橋) 가져다주곤 했는데, 집에서 멀기도 하거니와 선비가 공부에 몰두하다보니 음식이 식어서 버리기 일쑤였다. 그러다보니 선비는 하루하루 야위어가고 공부에 전념하지 못했는데, 이런 남편을 안쓰럽게 여기던 아내가 어느 날 남편을 위해 암탉 한 마리를 뚝배기에 넣고 푹 고은 후에 가져갔는데, 닭고기를 다 먹었는데도 그 뚝배기에는 온기가 남아있어서 그 국물에 동네사람들이 좋아하는 쌀국수(米線)와 갖은 야채를 넣어서 주었더니 그 맛이 일품이었고 남편도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그 후, 아내는 항상 이런 방법으로 닭 삶은 국물에 재료를 달리하여 남편에게 주었고, 결국 남편은 건강을 되찾아 열심히 공부해서 장원급제를 했다. 장원급제한 남편은 아내가 자신을 위해 다리를 건너 가져다준 이 쌀국수 요리를 '過橋米線'이라고 명명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마을사람들의 입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퍼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그 아내가 만들었던 방법으로 쌀국수를 만들어 먹게 되었다.

이러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간직한 '過橋米線'은 현재 홍콩을 비롯한 중국 전역의 크고 작은 도시에서 다 맛볼 수 있게 되었다.


 過橋米線 홍콩에서는 바로 이 집
Tam's Yunnan Noodle (譚仔雲南米線)

홍콩에 총 17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는 탐스 운남국수(Tam's Yunnan Noodle)는 1년 내내, 그리고 하루 종일 밀려드는 손님들로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든 곳이다.  홍콩의 차찬탱(분식집)이나 국수집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집도 낯선 사람들과의 합석은 기본이다.  위생상태는 기타 B급 음식점에 비하면 상당히 깨끗하고 정돈된 상태다.


 
 
이제 국수를 주문해 보자. 
 
기본탕, 시고매운맛, 아주매운맛 등 3종류의 국물(수프)을 선택한 후 얹어 먹을 토핑을 고르면 된다.  홍콩의 일반 중저가 식당들의 메뉴가 한자로만 되어있어 음식 주문 시 곤혹스럽기도 하지만 이집은 외국인들이 즐겨 찾다 보니 친절하게도 영어 메뉴까지 갖춰놓고 있다.

  
국수에 토핑 한 가지가 기본이지만 원하는 재료를 마음대로 추가할 수 있고, 한 가지 추가할 때마다 +HK$4가 추가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국물은 시큼하고 매큼한   "쉰랏탕"이다.  국물색이 우유빛 같아 전혀 맵지 않게 보이지만 꽤 매콤하다.  매운국물 맛 중 아주 조금 매운 씨우랏(小辣)도 목에 턱 걸리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매우니 처음 시도해 보는 분들은 쉰랏텅이나 씨우랏 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매운 맛이 전혀 없는 기본탕(淸湯)을 선택하면 된다.
 
사이드 요리로 닭날개나 피단(삭힌 계란)을 주문해도 좋다.
 
 
참고로, 뜨겁고 매운 국수를 먹을 때 필수아이템이 차가운 음료수다.  아이스 레몬 티나 레몬콜라를 함께 주문해 먹으면 이상적이다.

Tam's Yunnan Noodle 메뉴

 메뉴 크게 보기

Tam's Yunnan Noodle 위치
· Shop 6-8, UG, Energy Plaza, 92 Granville Road, Tsim Sha Tsui
· G/F., 29 Prat Avenue, Tsim Sha Tsui
· Shop 13A, Site 9, Whampoa Garden, Wonderful Worlds of Whampoa, Hung Hom
· Shop 1-11, 680 Cheung Sha Wan Road, Lai Sun Commercial Centre, Lai Chi Kok
· Shop 36, Jordan Road, Jordan
· G/F & 1-2/F, 101 Sai Yeung Choi Street South, Mong Kok
· Shop 2, G/F, 49 Kai Tin Road, Lam Tin
· Shop 8, G/F, Tak Yan Building, 14-18 Lo Tak Court, Tsuen Wan
· G/F, 107 Fuk Wing Street, Sham Shui Po
· G/F, 205 Wan Chai Road, Wan Chai
· 497 Jaffe Road, Causeway Bay
· G/F, Ming Yuen Court, 400-404, King's Road, North Point
· Shop 9, G/F, Yat Tung Shopping Centre, Yat Tung Estate, Tung Chung

로사 권(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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