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시도 무산…사태 장기화 우려
일본이 중국 정부의 양국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식 취소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27일 열리는 수교 기념식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등 정·재계의 고위급 인사들을 대거 보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관계가 극도로 악화한 중국과 대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무산됐다.
24일 일본 언론에 의하면 중국 정부가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기로 했던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식' 행사를 무기 연기한다고 전격 통보하자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실 주변에서는 "중국이 그 정도까지 하느냐"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센카쿠 문제로 국민 감정이 악화된 상황에서 국교수립 40주년을 '즐길' 경우 일본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1972년 국교정상화 이후 10년마다 베이징에서 대대적인 기념식을 열고 우의를 다져왔다.
지난 2002년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일 관계가 악화됐지만 30주년 기념식이 그대로 개최됐고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이 참석했었다.
일본 정부는 "유감스럽지만 중국 측의 사정인만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수교 기념식을 계기로 사태 타개의 실마리를 잡으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센카쿠 문제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강경 자세가 다시 부각됐으며, 기념식을 관계 회복의 실마리로 기대했던 일본의 외교 관계자들로부터 유감과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태도 경화로 유엔 총회에서의 양국 외교장관 회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1일 센카쿠 국유화 이후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중국 지도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본은 중국이 수교 기념식은 연기했지만 27일 저녁에 예정된 만찬회는 예정대로 열고, 대표로 탕자쉬안 전 외교부장을 참석토록 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 측은 일본의 전 총리가 방문할 경우 '지도자'(일본 언론은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으로 관측)와의 회담도 주선하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하지만 중국이 요구하는 센카쿠 국유화의 취소를 일본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국의 관계 악화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 이후 관광 통제, 일본제 상품의 통관 지연, 주요 정치·민간 교류 중단, 센카쿠 해역으로의 함정·감시선 파견 등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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