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신청 제도…허위 신고에도 솜방망이 처벌

<사진 출처 : 동방일보(東方日報)>

 홍콩 일간지 명보(明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매년 평균 약 2만 명이 ‘영구 이주’를 이유로 약 10억홍콩달러에 달하는 MPF를 일시금으로 지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합 관계자는 "신청자가 너무 많다"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허위로 영구 이주를 신고하고 만 65세 이후에 수령이 가능한 MPF를 일시금으로 인출해 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제성공적금계획관리국(MPFA, Mandatory Provident Fund Schemes Authority)은 지난 1년 동안 기소한 건수는 40%나 감소했으며, 법원에서 판결한 벌금 최고액도 경우 6천홍콩달러에 불과하다.

한 MPFA 관계자와 조합 대표는 솜방망이 처벌로 법적 구속력이 부족해 합법적인 MPF 가입자에게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리척얀(李卓人) 입법회 의원은 "MPFA가 새로운 규정을 정립해 영구 이주자는 이민 서류, 해외 고용주의 취업 증명서 또는 해외 부동산 구입 문서와 같은 별도의 증명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관리감독의 허점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MPFA는 최근 허위로 영구 이주를 신고해 MPF를 인출하는 행위에 대한 법 집행과 이에 대한 교육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MPF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립된 기금은 65세인 법정 수급개시 연령까지 의무적으로 보전되도록 관련 볍규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MPFA는 이미 수 년 전부터 적지 않은 MPF 가입자가 ‘영구 이주’를 이유로 MPF 조기 수령을 신청하고 있으며 허위 신고로 적발되는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허위 신고를 통한 조기 수령 적발과 법정 벌금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1/12년도에 MPFA는 45명을 허위 신고 혐의로 고발 조치해 이전 년도의 79명보다 43% 크게 감소했다.

관련 범죄에 대한 형벌은 초범일 경우 징역 1년 및 벌금 10만홍콩달러지만 MPFA 자료에 의하면 올해 법정 최고 벌금은 6000홍콩달러로 예년의 12000~18000홍콩달러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MPFA 관계자는 "2011/12년도에 영구 이주를 이유로 MPF 조기 수령을 신청한 사람은 1.86만 명에 달한다"고 밝히고 "지난 년도보다는 12.3% 줄었지만 1인당 수령 금액을 최소 5만홍콩달러로 잡아도 매년 인출 금액은 9.3억홍콩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MPFA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조기 수령의 이유 중 50%가 ‘영구 이주’로, ‘퇴직 또는 조기퇴직’(40%)보다 훨씬 높다.

리척얀 의원은 "이렇게 많은 시민이 해외로 영구 이주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거짓말을 하는 신청자 적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허위 신고 적발 건수가 매우 적은 점에 대해 관련 인사는 신청이 너무 간단하고 허술하다며 신청서를 작성하고 민정처를 방문해 ‘몇 년 몇 월에 홍콩을 영구적으로 떠나 해외에 정착할 예정’이라고 선서만 하면 MPF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명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신청서 작성 외에 해외로 영구 이주 확인을 위한 별도의 증명서를 첨부할 필요도 없고 신청인이 일정 기간 홍콩에 돌아와 취업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도 요구하지 않았다.

이러한 허술함 때문에 신청인이 MPF를 수령한 후 짧은 기간 중국에 거주하다 다시 홍콩으로 돌아오더라도 당국이 허위 신고로 고소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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