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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S 앓은 백의천사에게 등 돌리는 사회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6-01-12 1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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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0호, 1월13일]   16년간의 간호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혜홍(34세)씨는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지..
[제110호, 1월13일]

  16년간의 간호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혜홍(34세)씨는 "할 수만 있다면 나도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이젠 병원이 무섭고 의사가 무섭다"며 공포심을 토해냈다.

  마가렛병원(Princess Margaret Hospital)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이혜홍 간호사는 사스가 발생했던 2003년, 사스에 전염되어 수개월간 치료를 받고 회복하여 퇴원을 했지만 사스의 후유증은 매일 그녀를 괴롭혀 왔다.

그 후유증으로 골다공증과 척추골의 퇴화, 폐부 섬유화 및 아드레날 실조 등의 질병을 앓았고, 병원에서 퇴원한 후 다시 복직했으나 몸이 쇠약해 할 수 없이 수년간 종사한 '백의의 천사'를 포기하고 사무직원으로 직장을 바꾸었다.  그러나 그녀의 상사는 사스에 감염됐던 과거를 끊임없이 들추어내 그녀는 정신적인 질병까지 얻게 되었다.

  또 이혜홍 간호사가 재진을 받으러 병원에 가자 의사는 "직장을 찾지 않고 있으면 진찰도 해줄 수 없다.  세금 내는 시민들이 너희 같은 사람들(SARS 회복 의료 직원)을 보살펴 줄 이유가 없다"며 냉정하게 말했다고 한다.

  사스는 그녀를 '백의의 천사'에서 질병과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장기환자로 만들어버렸다. 이런 엄마의 정신질환을 지켜보던 8세의 아들도 정서가 불안하여 심리치료를 받아야할 상태에 이르렀다.

  의료 사무 보조직을 맡았던 '아방'씨도 사스 환자를 돌보아 주다 감염됐다.  당시 폐에 구멍이 나서 5차례의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폐부 섬유화로 인해 장기간 마약을 복용하며 폐의 진통을 막고, 항상 산소병을 배낭에 메고 다니면서 호흡을 해야 한다.

  그러나 홍콩 사회는 사스로부터 시민을 구해내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은 '백의의 천사'들을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나 '치유 받지 못할 과거를 안고 사는 사람'으로 내몰고 있어 어디에도 그들이 설 수 있는 땅이 없다는 것이 오늘의 가슴 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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