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단에 80억 달러 투자… 안정적 원유 확보 포석
아프리카 동부 국가인 수단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이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남수단과도 적극적인 관계 정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 원유 채취 및 정유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중국은 수단, 남수단 두 나라에 등거리 외교를 펴면서 안정적인 원유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남수단 정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가 80억 달러(한화 약 9조2천억 원)에 이르는 개발 프로젝트 차관을 제공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음을 BBC가 보도했다.
이 자금은 향후 2년간 도로와 교량을 건설하고 통신망을 구축하고 농지 개간과 수력발전소 건립 등에 투입된다.
개발은 중국 기업이 직접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는 남수단의 살바 키르 대통령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주석 등과 회담을 하고 돌아온 직후 이루어졌다.
BBC는 "중국은 오랜 동반자인 수단은 물론 남수단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면서 "이는 남수단이 분리 독립하면서 원유 생산량의 상당부분이 나오는 지역을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남수단의 바르나바 마리엘 벤저민 공보처 장관도 BBC의 아프리카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제로상태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막강한 자원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이 남수단 개발을 지원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수단과 남수단은 1983년부터 오랜 내전으로 200만명 이상이 숨졌으며 남수단은 지난해 7월 미국의 중재로 주민투표를 거쳐 분리 독립했다.
양측은 국경 지역에 몰려있는 유전지대 헤그리그를 중심으로 여전히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8일에는 수단 당국이 헤그리그 지역에서 영국인, 노르웨이인, 남아공인 각 한 명과 남수단인 한 명 등 모두 4명을 불법입국 등의 혐의로 체포하면서 양국 충돌은 국제문제로 비화할 조짐이다.
수단 측은 체포된 외국인들이 군경력자이며 군사장비를 소지한 채 군용차량에 타고 있었다면서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밝혀온 대로 남수단의 헤그리그 공격을 외국 전문가들이 지원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수단과 체포된 외국인이 속한 단체는 이들이 분쟁지역의 지뢰제거 활동을 벌이고 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995년부터 수단에 투자해온 중국은 수단과 남수단에서 나오는 원유의 80%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원유의 75% 이상이 남수단 관할 구역에서 나오기 때문에 남수단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수단과 남수단은 석유 생산량 분배와 국경선, 수단을 관통하는 송유관 이용료 등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수단이 송유관 이용료를 문제삼아 남수단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운송을 거부하자 남수단은 지난 1월 유전지대의 원유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도 했다.
남수단은 원유를 수출하려면 수단을 관통하는 홍해의 항구까지 이어지는 송유관을 이용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남수단은 장기적으로 홍해를 거치지 않고 남부 국가들을 통한 파이프라인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BBC는 중국의 이번 남수단 개발 프로젝트에 남수단 자체 송유관 건설 사업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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