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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첫 개인전 갖는 영화배우 '하정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2-04-05 13:18:30
  • 수정 2012-04-12 15: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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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07호, 4월5일
“그림은 살아남기 위한 생존수단이자 힐링 과정”
 

"제게 그림은 단순한 취미활동이 아닌 생존수단입니다. 외롭고 고단한 무명 배우의 삶을 살아오는 동안 내면속에서 어둡게 움츠리고 있는 나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 그림으로 그려내는 과정 속에서 위로와 치유를 받곤 하죠. 그리고 불안감과 우울함을 떨치고 다시 일어서 본연의 나로 돌아오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하정우의 그림에서는 짙은 화장 속에 다른 캐릭터로 살아가는 배우의 얼굴이 보인다. 홍콩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이 사람들의 표정과 습성을 관찰하는 일이었고, 홍콩 특유의 색상과 느낌을 찾아내 그렸다는 강렬한 색채의 그림들 속에서도 무겁게 침묵하는 배우의 무표정한 얼굴이 보인다.

"저는 사람들의 표정을 관찰하는 일이 참 좋습니다. 특히 무표정한 얼굴에서 묘한 매력과 함께 영감을 느끼고, 그런 표정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일을 즐겨합니다. 홍콩에서의 전시회를 준비하며 작품들을 가져올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홍콩에 도착해 현지인들을 통해 보고 느낀 것들을 그려내는 것이 더 의미 있고 재미있는 그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하정우씨가 특별전시회를 마련해준
▲ 하정우씨가 특별전시회를 마련해준 '문갤러리' 문은명 관장에게 감사를 전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과 '추격자'를 통해 섬뜩하고 잔인한 연기로 관객들을 압도하는가 하면 '국가대표'로는 진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등 관객들 가슴에 '하정우'라는 이름을 깊게 새겨놓은 진정한 배우.

하정우는 지난 3월29일 문갤러리(관장 문은명)에서 특별 전시회를 가졌다. 특별전에는 '2012 홍콩 컨템퍼러리아트페어(5월18~20일)'에 출품할 작품 제작을 위해 며칠 동안 홍콩에 머물며 완성한 11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화랑 벽에 걸린 '청바지'다. 세계적인 캐주얼 브랜드 '디케이앤와이 진(DKNY Jeans)'이 협찬한 이 청바지 작품은 5월에 개최되는 크리스티옥션에 출품될 예정이라는 게 문은명 관장의 전언이다.

충무로를 휘어잡는 대표적인 영화배우로, 그림에 대한 열정을 선보이며 화가로 두각을 나타내는 작가 하정우로 홍콩을 찾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홍콩에서 특별전을 갖게 됐는데 소감이 어떤가.
"홍콩에서 열리는 특별전은 굉장히 영광스럽고 기쁜 일이다. 이런 기회를 갖게 된 것에 대해서 문갤러에 감사하고,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영화작품이나 그림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
"어떤 것이 더 애착이 가거나 중점을 두거나 하지 않지만 재미있는 것은 두 가지 일이 서로 연결이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영화는 현장에서 배우로서 이성적으로 한 파트를 맡아서 소화 하고 자신을 연출을 하는 것이지만 그림은 외부가 아닌 온전한 나를 표현해 내 것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접 할 수도 있는 것이다."

― 그림은 언제부터 그리게 됐나?
"어린 시절 작품을 컬렉션 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그림에 대해 친근감을 가지게 됐다.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곧잘 했지만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초조해질 때 집중할 대상이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했던 게 그림이다."

― 아버지 김용건씨는 하정우씨의 연기를 어떻게 평가하나.
"연기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시지는 않는데, 부모가 자식을 볼 때 귀엽고 예뻐 보일 것 같다. 아버지는 사람이 살아가는 도리에 관한 말씀을 많이 하신다. 아버지는 대인관계를 매우 중요시 하시는데 윗사람에 대한 공경과 아래 사람에 대한 배려 등에 관한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신다."

― 홍콩배우 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나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주윤발을 제일 좋아한다. 지난 해에 '아시안 필름 어워드' 행사에서 만났는데 무척 멋있었다. 주윤발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이가 있고 멋있어지는 배우다."

― 배우와 화가로서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에세이집 '하정우, 느낌있다'라는 책도 출간했다고 들었다.
"그림도 그렇지만 글도 하나의 정리하는 과정이다. 나의 20대부터 이 책을 쓸 때까지의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고백하듯 정리했고, 그 이후에도 내 삶을 정리하는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그의 에세이집 '하정우, 느낌이 있다'라는 제목처럼 어느 날 갑자기 우리들에게 '느낌이 있는 배우'로 다가온 하정우.

팔색조와 같이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그의 연기처럼 연기자로, 화가로, 작가로 끊임없이 창작하며 또다른 세계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기를 바램해 본다.

<인터뷰어 로사 권 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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