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선거위원 1200명 간접선거 오는 25일 실시되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이 지지해온 헨리 탕(60·사진 왼쪽) 후..
25일 선거위원 1200명 간접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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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탕(왼쪽)-렁춘잉(오른쪽) |
오는 25일 실시되는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이 지지해온 헨리 탕(60·사진 왼쪽) 후보가 혼외정사 스캔들에 이어 ‘지하실 스캔들’로 수렁에 빠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마감된 후보등록 결과, 4대 홍콩 행정장관 후보에는 정부자문기구인 행정회의 소집인(의장) 출신인 렁춘잉(58·사진 오른쪽)과 기업가 출신으로 총리격인 정무사장을 지낸 헨리 탕, 앨버트 호(61) 민주당 주석이 후보 등록했다. 홍콩 최고 행정수반인 행정장관은 직접선거가 아닌 선거위원 1200명의 간접선거 방식으로 선출된다. 선거위원 대부분이 친중국계 인사라 사실상 중국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는 구조다. 따라서 중국에 비판적인 호 주석의 당선 가능성은 극히 낮으며, 사실상의 2파전 양상이다.
중국은 그동안 공공연히 탕 후보를 지지해 왔으나, 지난달 그의 대저택 지하에 불법 개축된 시설이 있다는 게 폭로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홍콩 언론들은 탕 후보의 저택 주변에 담 너머로 촬영할 수 있는 크레인을 설치해 뜨거운 보도경쟁을 벌였고, 지하실에 일본식 사우나, 고급 와인 셀러, 극장 등 호화시설이 있다고 폭로했다.
‘지하실 게이트’는 홍콩 반환 15년 동안 홍콩의 일반 서민들이 느끼는 정치·경제·사회적 불만의 발화점이 됐다. 소수의 친중국계 대재벌과 정치가들이 특권을 누리는 동안 서민들은 치솟는 부동산값과 생활비로 고통을 받고 있고, ‘1국2체제’지만 실제로는 중국이 다 통제한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탕 후보의 지하실 면적만 해도 일반 홍콩인들이 사는 집보다 훨씬 크다.
파문이 커지자 탕 후보는 지하실이 불법 개축되긴 했지만, 아내가 만든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자, ‘믿을 수 없는 후보’라는 비난까지 더해지며 지지율은 급락했다. 홍콩대가 25~27일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에서 탕 후보의 지지율은 17.7%로 렁춘잉(51.2%)에 훨씬 뒤졌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일 보도했다. 호 후보는 1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여론조사에서는 66%가 탕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중국도 무조건 탕 후보를 고집할 수는 없다. 여론이 반대하는 후보를 중국이 억지로 당선시킬 경우 대규모 시위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국 새 지도부가 등장하는 18차 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서 홍콩에서 대규모 반중국 시위가 벌어진다면 중국 지도부에는 큰 부담이다.
역시 친중국계 후보인 렁춘잉 후보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재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높아 중국이 선택하기 쉽지 않다. 재계는 공공주택 확대와 빈곤 퇴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렁 후보가 당선될 경우 경제에 타격을 준다며 우려한다. 최근 <동방주간>은 렁 후보가 홍콩시티대 이사장 시절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을 보도했지만, 렁 후보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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