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시중은행에서 지급한 100위안짜리 지폐 가운데 위조지폐가 잇따라 발견돼 금융기관의 위폐 단속에 허점을 드러냈다고 국제재선(國際在線)이 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庄)시의 우정저축은행 한 지점이 최근 퇴직 연금으로 지급한 100위안짜리 30장 가운데 11장이 위폐인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80살인 런(任)모씨는 "지난 1일 우정저축은행의 한 지점에서 퇴직 연금 3천 위안을 찾아 보관하다 5일 뒤 난방비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위조지폐가 섞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확인해보니 100위안짜리 30장 가운데 11장이 가짜였다"고 말했다.
런씨가 지급받은 위폐는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새로 등장한 일련번호 'NW28'로 시작되는 신종 위폐다.
그는 "퇴직 연금에만 의존해 생활하는데 절반 가까운 돈이 가짜여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은행조차 위폐를 식별 못 한다면 누굴 믿어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런씨는 보상을 요구했으나 은행 측은 위폐를 지급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런씨 이외에도 최근 스자좡의 시중 은행들이 지급한 퇴직 연금 가운데 위폐가 발견된 사례는 3건이나 더 있었다.
우정저축은행은 퇴직 연금의 위폐 지급 사례가 언론에 보도된 뒤 스자좡 일선 지점에 위폐 감별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런씨에게 퇴직 연금을 지급할 당시 이 은행 창구 직원은 감별기의 위폐 식별 기능을 작동하지 않은 채 돈만 세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언론은 위폐를 가려내야 할 은행들이 진위를 가리는 데 소홀, 오히려 유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 한 해 공안당국이 몰수한 위조 지폐가 2억4천여만 위안(421억 원)에 달할 만큼 중국에서는 가짜 지폐 유통이 빈번하다.
지난해부터 일련번호 'TJ55', 'WL15', 'YX86'으로 시작되는 위폐가 대량 유통돼 인민은행이 주의보를 발령한 가운데 최근엔 종전의 위폐보다 훨씬 정교해진 'NW28' 위폐가 베이징과 산둥(山東), 시안(西安) 등에서 잇따라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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