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업무 25% 증가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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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에서 태어난 본토 아동인 샤오홍(小紅, 가명)은 백혈병 진단을 받고 웨일스 병원의 소아암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마오 씨(붉은 옷)와 홍 씨(왼쪽)는 암환자인 자녀를 돌보기 위해 병원에 머무르면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출처 명보(明報)> |
중국 임산부의 원정출산이 홍콩 병원 산부인과 시설과 업무에 많은 부담을 초래하자 홍콩정부가 원정출산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공립병원에 원정출산으로 홍콩에서 출생한 중국 본토 아동들이 몰리면서 또 다른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홍콩일간지 명보(明報)는 신계 지역에 위치한 프린스 오브 웨일스 병원(威爾斯親王醫院, 이하 웨일스 병원) 소아암센터 환자 중 약 20%가 홍콩 출생 본토 아동이며, 중국 홍콩 크로스보더(Cross-border) 응급환자 역시 2009년의 3건에서 2010년 9건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크로스보더 환자 중에는 10시간 거리의 푸조우(福州) 거주자도 있었다.
웨일스 병원 관계자는, 공립병원을 찾는 홍콩 출생 본토 아동으로 인해 신계 동부지역 공립병원 소아과의 업무량이 25% 증가함에 따라 정부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홍콩 소아과 서비스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과 중국의 경계 지역에 인접한 공립병원 신계 동부 네트워킹 중 대표 병원인 웨일스 병원을 찾은 크로스보더 응급 건수는 지난해 9건으로 2009년보다 6건이 늘었다.
홍콩 출생 중국 아동의 부모가 중국에서 홍콩의 999로 연락해 구조를 요청하면 중국 구급차가 환자를 록마차우(落馬州)까지 이송해 오고 대기 중이던 홍콩 구급차가 환자를 넘겨받게 된다.
크로스보더 응급환자의 경우 상태가 위험한 경우가 많아 홍콩 구급요원이 받게 되는 스트레스도 가중될 수밖에 없다.
웨일스 병원 소아과 리치콩(李志光) 주임은 "크로스보더 응급환자는 주로 광둥성(廣東省)에서 오지만 푸조우(福州)에서 구급차를 타고 10시간을 달려온 환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콩을 찾는 크로스보더 환자의 증상도 여러 가지다. 중증 폐렴에 감염된 5세의 환자는 호흡기를 착용한 채 홍콩으로 넘어오기도 했고 한 뇌염환자는 오는 동안 계속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 본토에서 자전거와 충돌해 신장이 손상된 환자는 홍콩 응급실을 거쳐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리치콩 주임은 "뇌염에 감염된 크로스보더 어린이 환자는 중국 의료진이 '치료가 불가능한' 식물인간 상태로 진단을 내린 상태였지만 환자 부모의 강력한 요청으로 홍콩으로 옮겨졌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채 수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결국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웨일스 병원 소아과 집중치료실 병상은 5개뿐이기 때문에 장기입원 아동이 있을 경우 소아과 집중치료실 운영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웨일스 병원은 21개 병상을 갖춘 신생아용 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홍콩 최대 규모지만 사용률은 이미 110%에 달한다. 이 중 홍콩 출생 본토 아동의 점유율은 25~30%다.
또한 60개의 병상을 갖춘 소아과 병동은 사용률이 90%, 홍콩 출생 본토 아동의 점유율은 25% 정도다.
1~5세에 주로 발병하는 소아 백혈병은 치료기간도 1년 정도로 매우 길다. 웨일스 병원 소아암센터는 24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 28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았고 이 중 홍콩 출생 본토 아동은 20%가 넘는다.
리 주임은 "홍콩에서는 매년 100만 명당 120명의 소아암 환자가 발병하고 있다"며 "홍콩에서 출산하는 중국 임산부는 매년 4만 명으로 5년이면 20만 명에 달한다고 계산할 때 몇 년 후에는 매년 홍콩의 소아암환자가 30명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암 치료비용은 대개 10~20만 홍콩달러로 중증 응급환자는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욱 높아진다"며 "홍콩 출생 본토 아동은 호적,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서 비싼 치료비용을 부담하기 어렵지만 홍콩 공립병원에서는 저렴한 비용에 치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들이 점차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 출생 본토 아동은 홍콩 의료계의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홍콩정부가 인구 정책을 재정비하고 이러한 '폭탄'의 폭발로 인한 홍콩 소아 의료 서비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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