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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사회에 태권도인이 필요합니다" - 청도관 우종필 관장 인터뷰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1-04-14 12:19:32
  • 수정 2011-04-28 11: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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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61호, 4월15일
 "홍콩에는 태권도 도인이 없습니다."

눈부신 햇살이 아름다운 오후, 침사초이 한식당 명가에서 만난 우종필 관장(한국태권도청도관)의 첫 마디다. 태권도인의 양적 증가에 따른 내적 갈등, 태권도인으로 살아가는 한 관장의 자성의 목소리에 가슴이 뭉클해져왔다.

우종필 관장은 88년도에 용인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도 교수의 추천으로 홍콩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 시절, 홍콩 느와르 영화에서 느껴지듯 홍콩은 거칠고 남성적이며 돈과 암투가 공존하는 곳으로 인식돼 있었다. 그런 홍콩에 매력을 느낀 우 관장은 과감하게 출사표를 던진 후 '한국태권도 청도관'을 설립하고 현지인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며 한국의 태권도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홍콩의 주권반환 이전, 영국의 해군총사령부와 육군본보에서 영국군을 상대로 태권도를 가르치며 한국 태권도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우 관장은 이어 홍콩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면서 홍콩인들의 태권도 실력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렸고, 그에게 태권도를 배운 제자들을 홍콩대학이나 홍콩의 각 국제학교들에 파견해 한국의 힘과 태권도를 전파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우 관장은 홍콩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태권도를 하나의 운동으로 보거나 호신술 정도로 여긴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픔은 물론, 태권도를 가르치는 사람들 자체가 태권도의 정신과는 동떨어진 언행을 보이고 있어 할 말을 잃게 만든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 관장은 태권도와 태권도를 하는 사람들의 정신은 '인의예지신'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로서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 다섯 가지를 들고 있는데, 태권도를 알고, 태권도를 하는 사람은 마땅히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를 잊지 않고 지켜나갈 때 비로소 '도인'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20여 년 간 태권도를 지도하면서 수련생들의 성장을 하나하나 지켜 볼 때면 상당한 보람을 느끼고 태권도인의 길을 선택한 데 대해 뿌듯함과 함께 힘이 닿는 한 이 길을 지켜가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진다고 말했다.

우종필 관장은 태권도장에서 태권도 용어를 모두 한글을 사용해 지도하고 있다. "태권도 의정통성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외국인들이 용어를 제대로 익혔을 때 태권도가 지닌 전체적 의미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의 멤버 '혜림'의 아버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우 관장은 한국과 홍콩을 오가며 혜림에 대한 든든한 지원을 아끼자 않고 있다. 혜림의 근황을 묻자 원더걸스의 일원으로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홍콩, 마카오 등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하느라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없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폭풍 성장하고 있는 막내딸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연습생 시절 겪었던어려움과 고충을 밑거름삼아 결실을 이뤄가고 있어 고맙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한국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원더걸스 '혜림'의 아버지이자 한국의 문화와 태권도를 전파하는 태권도인으로 살아가는 우 관장이 홍콩인들 뿐 아니라 청도관을 찾는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 태권도의 정통성과 그 안에 스며있는 한국인의 강인한 정신을 심어주고 보급·발전시켜 가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어 : 로사 권 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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