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전 충돌 후 차 버리고 달아난 뒤 경찰에 자수… 행인 2명 부상
雙程證을 소지한 중국 남성이 "권총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쫓기고 있다"며 택시 기사를 위협해 택시를 빼앗은 뒤 도로를 질주하던 중 소화전과 버스 표지판을 들이받고 차를 버린 채 달아났으나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택시와 소화전의 충돌 현장을 지나던 행인 2명이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으나 1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를 탈취해 달아난 중국 남성 왕 씨(41세)는 지난 9일 아침 8시 경 쿤통(觀塘) 부근 완혼춘(雲漢村)에서 택시 뒷좌석에 오른 뒤 급한 일이 있다며 쿤통경찰서로 빨리 가달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교통 정체로 길이 막히자 마음이 다급해진 왕 씨는 택시 기사를 향해 "차에서 내려라. 나한테 권총이 있다"며 위협했고 이에 놀란 택시 기사는 바로 차에서 내려 경찰에 신고했다.
왕 씨는 앞좌석으로 옮긴 뒤 직접 차를 몰기 시작했으며 쿤통 인더스트리얼 센터(觀塘工業中心)에 이르러 갑자기 중심을 잃고는 가드레일을 뚫고 인도로 돌진해 소화전과 버스 표시판에 충돌했으며 충돌 후에도 50미터 정도를 더 가다 또다시 도로변의 화단을 들이받고 멈췄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약 10명의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현장을 지나던 행인 2명은 사고 택시에 부딪혀 튀어나온 가드레일과 버스 표지판을 피하지 못하고 이에 충돌하고 말았다.
부상자 중 남성 펑(馮) 씨는 오른쪽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고 여성 퀑(鄺) 씨는 하반신이 마비되고 골반에도 부상을 입었으며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펑 씨는 치료 후 퇴원했지만 퀑 씨는 상태가 심각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왕 씨에게 택시를 빼앗긴 택시 기사 레이(李) 씨는 택시 운전을 30년 넘게 해왔지만 이번과 같은 사고를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고 왕 씨의 모습이 매우 초조해 보였으며 계속해서 차를 빨리 몰아달라고 재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왕 씨가 직접 총을 꺼내 보여주진 않았지만 그냥 그 말을 믿고 내리는 게 나을 거 같아 차를 넘겨주고 난 뒤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레이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부근을 수색하던 중 쿤통의 사고 현장에서 버려진 택시를 발견했다.
당시 차 앞 유리가 깨져 있는 것을 발견한 경찰은 왕 씨가 머리에 부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으며 택시 뒷좌석에서는 왕 씨가 남기고 간 것으로 보이는 체크무늬의 셔츠가 발견됐다.
경찰은 경찰견을 동원해 범인 추적에 나섰으며 왕 씨는 다른 사람에게 쫓기고 있다며 쿤통경찰서를 찾아왔고 왕 씨를 조사하던 경찰은 택시를 탈취했던 범인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서 왕 씨를 체포했다.
경찰의 초기 조사에 따르면 왕 씨는 지난 4일 雙程證을 발급 받아 홍콩에 온 뒤 친구 집에 기거했으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홍콩을 방문했으며 홍콩에서 기록된 정신질환 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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