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와 경찰 충돌… 113명 체포
8세 아동에도 최루액 분사… 과잉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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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정부의 새 예산안을 반대하는 시위대가 센트럴 차터가든을 가득 메우고 있다. |
지난 6일 센트럴의 차터가든(遮打花園)에서는 '창춘와(曾俊華)는 물러나라 (曾俊華下台)', '창춘와는 방탕아(曾俊華敗家仔)'라는 구호가 울러 퍼졌다.
지난주 발표된 정부의 예산안 반대 시위에 참가한 시위대들은 정부청사를 향해 경제부총리격인 존 창(曾俊華) 재정사장과 정부에 대한 거센 야유와 비난을 쏟아냈다.
이날 홍콩의 야당 격인 범민주파의 주도 열린 '근시안적 예산안 반대 시위'에는 1만여 명(경찰 추산 6840명)에 달하는 중산층, 청년, 新이민자, 공무원, 장애인 등이 참여해 예산안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집회가 끝난 후 대부분의 시위 참가자는 평화롭게 해산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늦은 밤 도로를 점거하면서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며 강제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또 경찰이 부모와 함께 시위에 참가한 8세 아동에게도 최루액을 분사하고 시위대에게 경고 없이 최루액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과잉 대응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중 113명을 현장에서 체포했으며 이 중에는 12세와 13세의 청소년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범민주파는 정부의 6000홍콩달러 현금 지급 발표 이후,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이 대거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으나 집회를 마친 후 시작된 가두행렬에 동참하는 시민이 점점 늘어났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정부의 재정예산안은 불합격이라며 도날드 창 행정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존 창 재정사장에게 예산안 제정 실패 책임을 물어 사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집회에는 중산층과 자영업자, 그리고 '80後'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이 대거 참가해 새 예산안이 장기적으로 민생안정 문제 해결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시위에 참가한 '80後 청년'은 "정부가 마구 돈을 뿌려대는 데 분노를 느낀다"며 "사람들에게 6000홍콩달러를 주는 것은 임대료 상승을 막거나 저임금노동자의 복리를 개선하거나 심지어 두 해저터널을 다시 회수하는 데 쓰는 것만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대학의 대니 람 교수는 "여론에 밀린 정부가 불과 며칠 사이에 극단적인 양보안을 내놨다"며 "이는 정부의 정책 결정이 기준 없이 혼란 속에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 정책이 시민들의 소비 규모를 늘려 고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정부는 시위가 끝난 뒤 성명을 통해 "정부는 시민들의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여 시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시정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홍콩 입법회는 오는 4월 13일 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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