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부동산 버블 경고에도 떨어질 줄 모르는 홍콩 부동산 가격 때문에 '집의 노예'가 되어 가고 있는 홍콩 청년들이 돈을 모아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 것을 인생의 첫 번째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바우히니아 파운데이션 리서치센터(Bauhinia Foundation Research Centre, 智經硏究中心)는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16세~35세의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전화, 방문 조사를 실시했다.
그리고 조사 결과 60%에 달하는 홍콩 청년들이 '내집 마련'을 미래 10년의 인생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응답자 중 40%는 '황금 10년'을 통한 종자돈 마련이라고 밝혔으며, 사회 공헌을 목표라고 밝힌 응답자도 15%에 달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 20대 초반의 청년은 "이러한 현상은 잘못된 부동산 가격 정책이 사회 불안을 조성해 젊은이들마저 주거 문제에 집착하게 만들어 창조적이고 새로운 사고를 불가능하게 하는 현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상적인 일자리 조건에 대한 질문에는 '높은 급여와 좋은 복리'를 첫 번째로 꼽았고 '승진기회'와 '업무시간'이 그 뒤를 이었다.
최고의 직장은 정부가 1위를 차지했고 다국적기업과 프리랜서가 그 뒤를 이었다.
바우히니아 센터 대표는 "홍콩의 젊은이들은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는 세계화를 위한 한 과정"이라며 "젊은이들은 홍콩을 벗어나 세계를 무대로 경험을 쌓은 뒤 다시 홍콩에 돌아와야 하며 정부는 이러한 젊은이들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생목표 1, 2위가 모두 돈과 관련돼 있지만 더 나은 학력 취득을 목표로 정한 응답자도 33.5%에 달한다며 "홍콩의 젊은이들이 지나치게 물질주의에 빠져 있는 것만은 아니다. 공무원이 철밥통인 시대도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공대학(理工大學) 응용사회학과 교수는 내집 마련을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구세대가 이를 새로운 세대에게도 주입하고 있다며 "80년대 후반에 태어난 세대도 이러한 가치관의 영향으로 주택 구입을 인생의 첫걸음으로 여겨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면 인생이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는 홍콩 젊은이들의 책임감과 모험정신 부족, 사회에 대한 의무감 결여 등을 잘 보여준다"며 무턱대고 물질을 쫓는 현상이 지속되면 홍콩의 문화와 창조정신 등 다른 분야의 발전이 저해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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