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中 신년 통화정책 변화… 세계 경제 재구조화 시작?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10-12-09 11:21:08
  • 수정 2010-12-09 11:31:13
기사수정
  • 제344호, 12월10일
중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 간 유지해온 '느슨한' 통화정책을 신년부터 '신중한' 기조로 바꾼다. 위기 종료에 따른 통상적 정책으로의 회귀라는 지적도 있지만 그동안의 양적 완화로 넘쳐난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사실상의 '출구 전략'에 들어간다는 분석들이다.

위기후 G2로 성장하며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견인해온 중국의 확대된 영향력을 고려하면 중국 통화정책의 변환은 커다란 파장을 드리울 수밖에 없다. 2년전 금융위기라는 외부 충격으로 중국의 유동성 정책이 바뀌었다면 이제 중국이 자체적으로 바꾼 유동성 정책이 세계 경제의 밑그림을 다시 그릴 차례다.

◇ '글로벌 리밸런스 시대'의 개막=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의 해묵은 불균형(글로벌 임밸런스)이 해소될 단초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수출 중심 경제에서 내수 중심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막대한 무역흑자를 동력으로 한 과도성장에서 안정적 성장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풀린 유동성을 거둬들이고 위안화를 절상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중국이 '완화'에서 '신중한' 통화정책으로 기조를 선회한 것은 이 같은 경제 체질 전환을 위한 사전작업이었다.

이 작업이 내년 본 궤도에 오르면 위안화 절상 속도는 빨라지고 미국을 위시한 선진시장의 대중 무역역조 부담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내년 기준금리를 4차례 인상하고 이에 따라 위안화는 같은 기간 6% 이상 절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 식는 '세계 성장 동력'… '두 속도의 세계' 심화되나?= 하지만 중국의 안정 모색은 세계 경제에 양면의 동전과 같은 존재이다.

중국의 출구전략 드라이브와 글로벌 경제의 재구조화는 중국이 더 이상 세계 경제의 '굴뚝'을 자임하지 않겠다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말을 바꾸면 폭주 기관차 같이 글로벌 성장을 주도했던 중국 엔진이 식는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중국의 긴축 행보는 인도, 브라질 등 주요 신흥국들의 동반 긴축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 경제의 안정적 성장과 선진시장의 회복 둔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두 속도의 세계(Two-Speed World)'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흥시장의 성장속도 완급조절은 아직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진시장 경제 회복속도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률 둔화는 과열이 우려되는 신흥시장에는 '완급조절'이지만 선진시장에는 '더블딥'으로 다가올 수 있다.

◇ 위안화 국제화 '속도전'…흔들리는 달러 기축 통화= 중국의 출구 드라이브는 글로벌 외환시장의 판도 변화도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화정책 기조 전환으로 위안화의 장기적 절상을 사실상 용인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 영향력을 제고하는 이른바 '위안화 국제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더욱이 '두 속도의 세계'가 진행된 가운데 중국 경제의 상대적 펀더멘털 개선으로 위안화 패권 확대가 더욱 용이해진 국제 경제 환경을 고려하면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시장 패권 아래 움직이는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달러·유로·엔의 변동성은 극대화되고 상대적으로 위안화의 영향력은 제고된 것이 지난 2년 간의 글로벌 외환시장 흐름이었다.

위안화 국제화의 '속도전'은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에 공감대를 형성한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도 확인됐다. 이 회의에서 차기 G20 의장국인 프랑스는 내년 정상회의에서 IMF 특별인출권(SDR) 등 통화바스켓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비롯해 새로운 기축통화를 도입하는 문제를 공식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SDR 역할 확대를 위안화 국제화의 한 방안으로 주장해 온 중국의 의사가 반영된 결과다.

◇ '자체적 통화기조 변화'…달라진 경제 위상이 원동력= 리먼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전까지 중국 통화정책의 지향점은 '긴축'이었다. 과열 양상으로 치닫던 경제 전반의 속도조절을 꾀하고 경제발전의 질적 전환을 준비하자는 것이 올해 끝나는 11차 5개년 경제계획 (十一五) 말기 베이징 고위층의 복안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거시경제 플랜은 금융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로 무기한 연기됐다. 통화정책 기조는 글로벌 경제에 연동된 국내 침체를 피하기 위해 '완화'로 바뀌었다.

이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중국 경제는 다시금 과열이 우려될 만큼 궤도에 올라섰다. 때를 맞춰 중국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17기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성장보다 내실을, 수출보다 내수를 강조하는 '포용성 성장(Inclusive growth)'론이 내년부터 시작되는 다음 5개년 경제개획(十二五)의 근간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년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어서 발표된 것이 바로 '신중한' 통화정책으로의 전환이다. 2년 전 금융위기라는 외부 충격으로 전격 중단된 중국의 거시경제 계획이 내부 요인에 의해 재개되는 순간이었다.

이는 그만큼 중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통화정책 기조 변화가 선진시장의 '눈치'를 살피지 않은 상태에서 단행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권 가운데 가장 먼저 출구전략에 돌입한다. 중국과 달리 다른 주요 선진경제권은 아직 침체가 우려될 만큼 경기 회복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중국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세계2위 경제대국이 됐고 수출도 독일을 추월해 세계 1위 국가가 됐다.

한 나라가 보유한 현금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구매력 지수' 기준에서도 중국은 이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2012년에는 미국을 추월해 세계 1위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중국이 선진시장 수요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적 자립이 머지 않았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
이태원 한방전복백숙
홍콩 미술 여행
본가_2024
홍콩영화 향유기
굽네홍콩_GoobneKK
NRG_TAEKWONDO KOREA
유니월드gif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