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립병원에서 심각한 의료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도 주요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등 정부 당국의 미흡한 조치에 대한 관련 단체의 비판이 거세다.

올해 11월까지 홍콩 위생서에 접수된 의료 사고 중 4개의 사립병원에서 9건의 의료사고가 발생해 4명의 환자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환자에는 분만 중 대량출혈로 사망한 산모와 위내시경 검사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 남성이 포함되어 있다.

사고가 발생한 병원은 관련 법규와 실무수칙 위반이 없었다는 이유로 당국의 경고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

홍콩 위생서는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사고 병원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으나 한 환자단체는 "이는 시민의 알 권리를 죽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위생서 자료에 의하면 올해 11월까지 9건의 의료사고가 사립병원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분만 중 사고가 가장 많았다. 3명의 산모가 분만 후 대량출혈 증세가 나타나 2명은 자궁적출 수술을 받았고 1명은 안타깝게도 숨을 거뒀다. 또한 2명의 신생아는 출생 7일 후 정확히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사망했다.

이 외에도 위내시경 검사를 받던 남성 환자는 갑자기 심장이 마비돼 의사의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하고 말았다.

사망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심각한 의료 사고도 많았다. 한 신생아는 출생 후 두개골이 함몰된 사실이 발견되기도 했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던 여성 환자는 대장이 찔려 뚫리면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또한 수술 부위를 고정하는 데 쓰인 가이드 핀이 부러져 환자의 다리 안에 남아 있는 경우도 있었다.

위생서 티나 목(莫天娜) 수석의는 모든 사고는 조사가 진행됐으나 관련 병원의 법규 또는 실무수칙 위반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고나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별 사망 사건은 검시관의 연구를 거치게 되고 당국은 조사 결과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수칙에 따르면 사립병원은 심각한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위생서에 공문으로 이를 보고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은 없다.

위생서는 관련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발표하지만 사고 관련 병원이나 의사 이름 등 중요 자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티나 목 박사는 자료를 발표할 때 관련 인사나 기관의 이익에 대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고 환자가 보도 매체에 자료를 공개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자단체는 현재 사립병원의 의료사고는 대부분 환자의 가족에 의한 폭로로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립병원의 투명성 부족을 비판하고 관계 당국이 세부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시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홍콩사립병원연합회는 위생서 측과 고소를 당한 병원명을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연합회 역시 자료 공개 건의를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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