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교황청은 바티칸의 승인을 얻지 않은채 중국 관제 가톨릭교회 중국천주교애국회가 주교로 임명한 궈진차이(郭金才·사진) 신부를 파문했다고 크리스천 투데이가 지난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교황청은 성명을 내고 천주교애국회가 지난 20일 허베이성 청더(承德) 주교로 서품한 궈 신부를 가톨릭교단에서 축출한다고 발표했다.
파문된 궈 신부는 애국회 부비서장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를 맡아왔다.
앞서 교황청은 궈 신부의 주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중국과 바티칸의 관계개선 기조가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톨릭 교회법은 무단으로 임명한 주교의 경우 자동으로 파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파문은 교회법 상 가장 무거운 벌칙이다.
중국 정부는 국내 가톨릭과 기독교 교회에 대한 외부의 간섭을 불허하고 독자적인 조직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1951년 바티칸과 단교한 이래 중국 가톨릭 교단은 천주교애국회와 교황에 충성을 맹세한 지하교회로 나눠져 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교황만이 주교 서품권을 갖는다. 바티칸은 2006년 애국회에 의한 독자 주교임명 후 비공식 협의를 진행, 중국 측이 제시한 복수 후보 중에서 한명을 교황이 승인하는 식으로 타협했다.
그러나 2007년에는 애국회가 자체적으로 주교를 선출해도 바티칸 측이 묵인하기도 했다.
바티칸이 이번에 애국회의 주교 선임을 승인하지 않은 배경에는 궈 신부가 전인대 대표인 점에서 정부의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한편 애국회의 류바이녠(劉柏年) 부주석은 2년 전에 이미 바티칸에 궈 신부의 서품 결정을 통보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바티칸은 중국 당국에 궈 신부의 임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수 차례에 걸쳐 분명히 전달했다고 반박하며 이번 서품이 교황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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