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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교민들을 마법에 건 남자 "황휘"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11-11 12: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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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2호, 11월11일] 즐거운 마음을 전해주기위해 마술을 시작!   그가 홍콩을 다녀간 뒤로 홍콩 교민들은 마술을 만들어내고 싶..
[제102호, 11월11일]

즐거운 마음을 전해주기위해 마술을 시작!

  그가 홍콩을 다녀간 뒤로 홍콩 교민들은 마술을 만들어내고 싶어 했다.  카드를 손에 쥐고 무대에서 화려하게 마술을 부리던 그처럼 멋지게 카드를 부려보고 싶고, 옆에 앉은 딸 아이 귀에서 딸랑딸랑 동전도 떨궈내고 싶어 했다.  이는 어른들 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작은 손을 앙증맞게 움켜쥐고 마술을 한다며 엄마 코에서 콧기름을 찍어다 바르고 "얍"하며 기합을 주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 교민들을 마술에 걸리게 한 마술사 '황휘(30세)'씨, 그는 지난 해 성대하게 치러졌던 <한마음 장터> 행사 때 우리들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마술'은 재빠른 손놀림이고 눈속임이라며 관심을 두지 않던 교민들이 TV 화면이 아닌 눈앞에서 직접 마술이 펼쳐지자 눈이 점점 휘둥그레지고 경이로움에 찬사를 보냈다.  

금년에도 한인회 주최로 교민잔치가 열린다고 하자 아이들은 먼저 "마술사 아저씨가 오느냐"고 물어왔다.  아이들에게는 뭐니뭐니해도 마술사가 최고다.  아이들은 마술을 보면서 세상으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훨훨 날아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틀간에 걸친 공연을 마치고 떠나기 전, 위클리홍콩은마술사 황휘씨를 만나 마술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가 쉽게 구사할 수 있는 마술 두어 가지도 덤으로 전수 받아왔다.

침사초이 '명동옥'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핼쓱한 얼굴로 그가 나타났다.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다고 그와 동행한 승화디자인의 이지현 사장이 귀띔했다.

  우리는 먼저 '한마음장터와 놀이마당' 공연에 대한 에피소드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교민 할아버지의 마술사랑 이야기를 했다.  그런 분이 계시다는 것은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고 마술을 하는 보람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 주고 싶어 마술을 배웠다는 황휘씨는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국내에서는 널리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이다.  2003년에 안양에 세운 마술전용소극장 대표로, 현직 대학 교수로, 또 수년 째 양로원과 고아원, 교도소와 같이 소외된 이들을 위한 가족단위 마술 공연과 전국을 돌아다니며 얻는 공연 수익금의 자선단체 기부 등... 그래서 그는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천사'로도 통한다.  

그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그의 아버지 황찬길 화백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의 아버지 황찬길씨는 동양화가이자 가수요 또 마술사다.  그는 큰아들 황휘와 둘째 휘정, 셋째 휘숙씨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교도소며 양로원. 보육원. 군부대...등 전국을 돌며 힘들고 외로운 이들을 위한 공연을 해왔다.  노래며 춤 마술까지 끼를 고스란히 대물림 받은 3남매, 아버지를 따라 자선공연을 도왔던 것이 3남매 마술사 가족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황휘씨의 '불 쇼와 ... 입안 가득히 넣었던 카드를 귀로 빼 내는 고난도의 카드마술은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의 수준이라고 한다.

황휘씨가 홍콩을 방문, 홍콩의 마술계 사람들과 접촉을 가진 후, 그들은 홍콩보다 한 발 앞선 한국 마술계에 지대한 관심과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다.  금년에도 황휘씨가 홍콩을 방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과의 마술교류 협의를 하기위해 먼저 잡혀있던 일정까지 다 취소했을 정도다.

  황휘씨는 홍콩 방문을 계기로 '한-홍'간의 협력 뿐 아니라 '한-중-홍 마술대회'를 열어 소규모로 이뤄져 왔던 마술공연을 국제무대로 끌어올려 마술계의 발전을 이끌고 싶다고 한다.

황휘씨는 이외에도 마술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 마술을 학교수업이나 외국어 수업에 접목하면 학생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며 전국에 있는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한 마술 지도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또 연극과 마술을 접목 시켜보고 싶은 꿈으로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원에서 무대 미술을 전공하고 후진양성을 위해 대학과 고등학교에 출강하면서도 늘 신비의 세계에 도전하는 연구를 쉬지 않고 있다.

공연뿐만 아니라 무대미술. 연출. 마술극장 동아리. 청소년복지활동 등으로 황휘씨의 하루는 눈 코 뜰새 없이 바쁘다.  황휘씨는 "마술은 오래 준비했다가 몰래 보여주는 선물로써 자기표현이자, 사랑의 메신저라"며 "내성적인 사람도 마술로써 쾌활하고 명랑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마술은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 공연예술의 일부분이라"며 "아무리 신비한 마술이라도 같은 것을 보여주면 관객들은 이내 식상하기에 틈만 나면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연구하게 된다고 한다.

공연 중 에피소드를 묻자 "마술로 쓰기위해 준비해 뒀던 비둘기가 밖으로 나오자 마자 맥을 못 추고 픽 쓰러지자 관객들이 웅성댔고 본인도 당황한 적이 있었다"면서 "애절한 마음에 비둘기 부리에 대고 인공호흡 하듯 '후후' 불어주니 거짓말 같이 되살아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그는 죽은 비둘기도 살려내는 '기적 같은 마술사' 라는 칭호도 얻었다.

  황휘씨는 말한다. 마술이라는 것은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고.  그러나 그것은 기적과는 다르다.  전자오락에서 떠오른 영감을 현실로 만들어 내기 위해 1, 2도 화상을 손바닥과 팔에 달고 살았을 때도 허다했을 만큼 지독한 노력이 뒤 따라야 한다.  

  매 순간순간 또 다른 마술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게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즐거움을 이웃과 함께 나눌 줄 아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는 젊은 마술사 황휘씨에게 위클리홍콩 독자들과 함께 박수를 보낸다.
* 위클리홍콩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5-12-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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