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교육환경 조성통해 홍콩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 동력 양성할 것”
“북한 도발-조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일수록 합심과 단결로 어려움 극복… 하나 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주홍콩총영사관 전옥현(全玉鉉) 총영사는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의 우수한 교육 환경을 조성해 홍콩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양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이와 함께 한국 문화원 개설을 통해 한-홍콩 간 문화교류를 활성화시겠다"고 언급했다.
전 총영사는 공관과 교민 간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상호신뢰와 존중'이라고 꼽으면서 세계가 글로벌화 됨에 따라 외교관의 역할 이상으로 해외의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 관련 "민간인들을 향한 무차별적인 포격을 감행한 데 대해 반인륜적 범죄"라고 지탄하고 "조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일수록 해외교민들이 더 합심하고 단결하여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며 "고난을 맞으면 더 힘을 발휘한 한민족이므로,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전 총영사는 올해 55세로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국가정보원 특별 공채로 입부해 유엔대표부 등의 국정원 해외 파견관으로 근무하며 해외정보 수집과 분석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다.
남북관계 분석관 및 정부 4자회담 대표단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대북 문제에 대한 전문성도 가지고 있는 전 총영사는 안전보장회의 정보관리실장 및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전 총영사와의 일문일답.
Q. 해외근무 경험 및 근무지 중 기억에 남는 곳은?"과거 청년 시절 스페인과 멕시코에 업무 연수를 할 기회가 있었고, 이어 주유엔한국대표부에서 3차례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뉴욕은 Melting Pot으로 대변되듯 전 세계 각국의 인종과 문화가 운집한 지역이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그곳에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업무적으로나 생활면에서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실, 지난 3월 홍콩에 총영사로 부임한 후 8개월여의 짧은 기간이지만 친절하고 호의적인 홍콩 시민들을 만나고, 효율적인 사회 시스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편안한 생활환경을 접하면서 뉴욕보다도 점점 홍콩의 근무 및 생활환경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Q. 공관장으로서 업무수행 원칙이나 자세, 방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업무 수행의 큰 틀은 첫째,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에 걸맞는 한-중 관계 및 한-홍콩 관계를 구축코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홍콩 동포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지원하고 특히 금융과 경제 분야의 한-홍콩 간 상호 발전을 통한 공동이익 창출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런 대전제를 위해 중점 추진코자하는 업무 방향은 ▶ 첫째, 홍콩은 잘 아시다시피 우리의 4대 수출시장이자 2대 무역 흑자시장일 정도로 우리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이에 따라 총영사관에서는 홍콩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경제통상 활동을 적극 지원하여 왔고, 지난 7월에는 서울에서 한국과 홍콩의 경제계 및 기업인 대표들의 모임인 제14차 한-홍콩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4년 만에 다시 개최한 바 있어요.
또 중국의 창구 역할을 해 온 홍콩의 이점을 활용하여 우리 기업들이 대 중국 내수 시장에 진출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각종 지원활동을 추진해 왔고, 최근인 11.29(월)에는 우리 주 홍콩 상공회와 중화 총상회와의 공동 세미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향후 중국 시장 공동 진출에 협력키로 하였습니다.
재스퍼 창 입법회 의장을 비롯한 교육부 장관, 주요 대학 총장 등이 방한했고, 우리 국회의원의 홍콩 방문 등 고위 인사간 교류도 적극 추진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지요. 특히, 얼마 전 체결한 한-홍콩 정부간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은 매년 2백 여명의 청년들의 상호 방문을 통해 취업기회 및 인적교류 확대에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 둘째, 세계적 금융 중심지인 홍콩에서 국익차원의 다양한 금융관련 뉴스와 정보를 파악 분석하여 국제적 금융 상황에 우리 정부가 신속히 대처코자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이번 11월 역사적 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콩이 FSB(금융안정위원회)에 활동을 통해 G20의 주요 의제인 국제금융체제 개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관계 당국과 세계적 금융기관의 아시아 지역 본부 등과 긴밀히 공조했습니다. 또한 대공보, 문회보 등 현지 언론과 CNN, Time, FT 등 글로벌 언론들에 G20 관련 기고 및 한국특집 등이 게재, 방영되도록 협조하고 ATV에 관련 광고를 방영하는 등 G20 서울 정상회의가 홍콩과 세계에 잘 알려질 수 있도록 협조하기도 했구요.
▶ 셋째, 한류의 진원지이자 한류 실크로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홍콩에서 우리 문화를 알리고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여 우리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코자 했습니다. 우리 문화 소개와 관련, 지난 11월초 국경일 행사 계기 정동극장 공연팀을 초청하여 타임스퀘어 거리공연과 VIP 대상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 문화의 멋을 선보였구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나 소프라노 김인혜 교수 등의 홍콩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지원하였습니다.
현재 ATV, TVB 등 주요 방송에서는 매월 우리 드라마가 30편 가까이 방영되는 등 여러분들도 잘 느끼시겠지만 홍콩 내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상황이잖아요? 이런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홍콩인들의 관심을 지속시키고자 합니다. 12월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씨의 홍콩 오케스트라 협연과 인기 걸그룹 원더걸스의 홍콩 공연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한식 세계화는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 중의 하나죠. 국경일 행사를 계기로 홍콩 주요 정관계, 문화계 인사 대상 한식 메뉴를 선보였고, 우리의 대표적 한식 전문가를 초청하여 홍콩의 5성급 호텔인 Island Shangrila와 Harbor Grand에서 각각 장기간 갈비와 비빔밥 등 우리 한식 메뉴를 뷔페 식단으로 제공하게 했죠.
▶ 넷째, 홍콩 정부도 환경개선 프로그램이나 저탄소 경제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만, 우리 정부의 21세기 성장 전략인 저탄소 녹색성장 발전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우리 기업의 관련 사업 참여 및 한-홍콩간 관련 분야 교류와 협력 강화를 추진코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홍콩 총영사 임기 중 꼭 실현해 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최근 우리의 교육 발전에 대해 여러 차례 격찬한 바 있는 것처럼, 오늘날 한국의 눈부신 발전의 바탕에는 교육이 있습니다. 홍콩에서의 우리 교민사회 발전과 국익의 미래 역시 홍콩 내 우리 교육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런 점에서 한국국제학교(KIS)의 발전이 매우 긴요합니다.
홍콩한국국제학교는 역사도 오래 되었지만 영어 이멀젼 교육을 통해 다른 외국인 학생도 함께 교육시키는 등 다른 지역의 한국학교와 비교해도 월등하게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금년 우리 정부와 협조하여 KIS 대상 정부 지원금을 지난해 대비 54%나 증액한 미화 58만 달러를 지원토록 했고, 내년 학교 증축을 위한 정부예산 미화 2백만달러 확보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자녀들에 대한 글로벌 스탠다드의 우수한 교육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홍콩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양성해 나가는데 기여코자 합니다.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문화입니다. 21세기 세계에서는 한 국가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중 문화는 핵심적 요소죠. 홍콩에는 현재 한국 문화에 대한 많은 수요가 있습니다. 향후 지속적으로 한-홍콩 간 문화교류를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이를 위해 한국 문화원 개설도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Q. 부임 후 홍콩사회를 파악하셨을 텐데 우리 한인 사회에 대한 느낌. "첫 번째로 가장 큰 느낌을 받은 것은 우리 홍콩 교민사회의 기부문화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다른 어느 동포사회보다 선진적이고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훌륭한 문화를 확대하고 우리 본국이나 다른 동포사회에도 전파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만나 뵈었던 우리 홍콩 교민 여러분들 모두 참으로 따뜻하고 좋은 분들로 기억해요. 홍콩 교민 사회가 비교적 규모는 작지만 다른 해외동포 사회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한 분 한 분 모두 성공적으로 홍콩 사회에 정착하시어 사업과 자녀교육 등에 열심히 노력하고 계셨고, 특히 남을 배려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 위해 기부 문화에 앞장서시는 것을 보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 홍콩 동포사회의 단합된 힘입니다. 한국국제학교에서의 월드컵 공동 응원이나 5월 한마음 가족 야유회, 10월 교민 한마당 축제, 최근 개최된 Taste of Korea와 같은 행사에 여러분들이 함께 참여하여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천안함 사건과 최근 연평도 포격도발 사건 등과 관련 우리 조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조문과 모금에 나서고, 본국 국민과 함께 그 어려움을 나누려는 모습은 감동적이기 까지 했습니다. 이런 동일체 의식은 향후 우리 동포사회가 기존의 토대위에 한층 더 발전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Q. 2012년4월 9대 총선부터 재외국민 참정권 제도가 도입되는데 교민사회 분열이나 탈법행위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현재까지 재외국민 선거와 관련 홍콩 한인사회에 우려할 만한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그간 제가 직접 만나고 알게 된 홍콩 한인사회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정치의식을 갖고 있고 단합이 잘되어 선거로 인한 동포사회 분열이나 과열로 인한 탈법행위 등은 없을 것으로 믿고 있어요.
또한 혹 있을지 모르는 문제에 대비하여 각 공관마다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재외선거 관리위원회'가 구성되어 투표소를 관리하면서 선거범죄 예방 및 단속 등의 활동을 하게 되구요. 중앙선관위, 국회교섭단체 구성 정당, 공관장 등이 추천하여 구성하게 되는 동 위원회에 덕망 있는 인사들이 참여하여 공정하고 차분한 선거가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오랜 여망인 재외 국민들의 참정권 행사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Q. 지난 달 14-15일간 재외국민 모의투표 결과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는데, 홍콩은 모의투표가 실시되지는 않았지만 홍콩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이 있다면.
"모의투표에서 나타난 공관직원의 경험 부족, 한인 2-3세의 한글 해독력 부족 등 일부 문제점들은 중앙선관위에서 면밀히 파악하여 사안별로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콩은 중앙선관위의 2차례에 걸친 당지 실사 결과 문제점이 없다고 판단되는데요,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위원회 구성 문제를 비롯하여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준비를 하여 원활한 참정권 행사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금번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 우리 교민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교민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은?"이번 북한의 도발사건은 지금까지의 무력도발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6.25 전쟁 이후 북한이 그동안 많은 도발을 자행해 왔지만, 우리의 영토를 이번처럼 직접 포격한 것은 처음이에요. 더구나 그 대상이 1천여 명의 주민들이 평화롭게 사는 섬마을로, 이에 대해 무차별적인 포격을 감행한 것입니다.
민간인을 향해 군사 공격을 하는 것은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입니다. 국토 수호에 여념이 없었던 2명의 군인과 무고한 2명의 민간인의 목숨을 잃었잖아요. 포탄이 떨어진 불과 십여 미터 옆은 학생들이 수업을 하던 곳이구요.
우리 국민들은 국가적인 위기상황에서도 애국심과 의연함을 보여주셨고, 특히 홍콩 우리 교민들은 교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영결식날인 11월27일에는 자발적으로 총영사관에 조문을 하기도 하셨습니다.
조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일수록 해외교민들이 더 합심하고 단결하여 어려움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도 11.29 대국민 담화에서 하나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고난을 맞아 더 힘을 발휘한 한민족으로,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갑시다."
<글·사진 로사 권 rosa@weeklyh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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