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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학교 소식]조환복 총영사 초청 강연회 가져
  • 위클리홍콩 기자
  • 등록 2005-11-11 11: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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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02호, 11월11일]   우리 보자기는 가방과 달리 모든 걸 감싸 안을 수 있는 '열린 마음'과 같아... "열린 마음과 창의성..
[제102호, 11월11일]


  우리 보자기는 가방과 달리 모든 걸 감싸 안을 수 있는 '열린 마음'과 같아... "열린 마음과 창의성을 갖자" 역설

  한국국제학교는 지난 4일, 주홍콩총영사관의 조환복 총영사를 초청, '제4회 명사초청강연회'를 가졌다.  

  조 총영사는 서울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경제 연구소에서 무역 경제 분야 학위를 받고, 1979년부터 스위스, 볼리비아, 멕시코, 프랑스, 케냐, 캐나다, 중국 등지에서 근무한 후 2003년 홍콩 총영사로 부임했다고 한다.

  조 총영사가 연단에서 꺼낸 서두는 "외국에 살다보니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재발견했다"는 것이었다.  한민족(韓民族)은 개성이 매우 강하고 때로는 유별나기까지 한 민족이라면서 인터넷에서 한창 인기리에 떠돌았던 '한국인'에 대한 우스개 소리까지 곁들였다.

  어떤 외국인이 썼다는 그 유머에서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찾아 볼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가장 돋보인다고 강조하며 '세계화 시대의 민족'을 강연의 첫 주제로 삼았다.  간추린 강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계화 시대인 요즘, 과연 민족이란 필요한 것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통분모는 바로 단일 민족이라는 것인데, 중국 대륙의 지배 민족이 수 없이 바뀔 때에도 우리 민족이 단일 민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우리 민족은 독특한데다 독하기까지 한 민족이고, 항상 재기하는 민족이다.  국경 없는 세대인 우리지만 민족 없는 세대는 없다.  따라서 진정한 세계 속의 한국인이 되려면 민족의 중요성을 필히 알아야 한다.  프랑스에서 조사한 '진짜 프랑스인 찾기'에서 3대에 걸친 진짜 프랑스인은 채 20 퍼센트도 안 되는데, 남과 북의 교과서 모두에 우리 민족은 단일 민족이라는 점을 강조해 놓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 민족도  남방계와 대다수의 북방계로 갈려 순수 단일 민족은 아니지만, 이처럼 두 갈래를 뿌리로 가진 민족도 드물다.

  그러나 이러한 단일 민족 체제가 때로는 국수주의와 배타주의로 나갈 수도 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갖게 되는 배타적인 면과 편견은 세계화의 중심이 서양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스스로를 낮추는 우리, 서양만 최고시하는 우리의 세태는 비판 받아야 한다.  동양과 서양 모두 문화를 갖고 있고 그 문화에는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차이를 인정해야만 올바른 세계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지나친 국수주의나 사대주의로 나아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다음으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위에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은 열린 마음이다.  우리나라의 보자기는 서양식 가방과 달리 크기, 모양, 모든 종류를 다 담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이른바 '열린 마음'과 같은 것이다.  폐쇄적이지 않은 보자기야말로 한국의 대표적 문화이며 열린 마음이다.

  세계화의 시대에 세계적인 것이란, 그리고 한국적인 것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  판소리가 가장  한국적인 것인데, 그 이유는 판소리가 현재에도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대중성이 있고 무엇보다 주체적이고 창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 것만이 반드시 한국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전통 속의 산수화, 판소리, 한복을 한국적인 것이라고 꼽고, 신토불이를 외치며 한국인의 정서는 한(恨)과  은근 그리고 끈기라고 말한다.  달달 외운 듯한 답을 입에 달고 살지만 정작 우리의 생활은 그런 것들과는 너무나도 먼 서양적인 생활이다.  한국적이란 것은 우리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것이 진정으로 한국적인 것이다.  죽어 있는 것이 아닌  우리 한국인들이 공감하는 것이 바로 현재의 한국 문화이다.  그 예로 쉬리는 미국의 헐리우드 형식의 영화이지만 한국인의 정서 등을 담아 만든 영화로 이것이야말로 외국의 문화를 소화하여 우리 것으로 재창조시킨 좋은 예다.  그런데,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교과서식 발언만이 진실은 아니다.  오히려 세계의 흐름을 내다보고 그 세계의 문화를 흡수한 뒤 우리의 것으로 재창조하여 내보내는 것이 한국에서 나온 세계적 문화이다.

  이렇듯  한국적 문화로 재창조하여 널리 알린 것이 바로 현재의 한류 열풍이다.  현재 아시아에서 인기를 몰고 있는 가수 '비'와 배우 '배용준'이야 말로 현재 살아 숨쉬고 있는 한국의 문화이다.  중국권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는 옛날 한반도로 흘러 들어왔던 중국의 황하 문명이 역유입(逆流入)된 것이며, 지금 한류 열풍은 처음이 아니라, 백제가 일본에 문화를 전파해 준 역사와, 조선이 일본에 통신사를 보낸 것에 이은 세 번째 한류이다.  따라서 우리의 한류는 깊은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열린 문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은 한국적인 것을 너무 전통적인 것에서만 찾으려하지 말고 현재를 바라보는 마음이다.

  마지막으로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사지선다형 문제를 이백만 번이나 푸는데, 이는 우리가 이백만 번 동안 우리의 사고를 차단할 수도 있다.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단 네 개의 답 속에 가둬버리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은 문제가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사회는 창의력을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고, 대량 생산하는데 알맞은 인재와 인력들만 필요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로 접어든 요즘에는 창의력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인재의 요소가 되었다.  이런 면에서 보았을 때, 우리 학생들은 창의력을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1984년 수천 개에 불과했던 직종이 불과 20여년만인 현재에는 1만 4천개로 늘어났다.  이런 현실 속에서 학생들이 오로지 직업을 위해 대학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나 직업에 맞춰 대학 수업을 듣는 것은 위험한 일이므로, 학생들은 적성에 맞는 학과를 선택하길 바란다.  한국 국제 학교 학생들이 현재 홍콩에서 살고 열린 교육을 받는 것은 본국에 있는 학생들보다 더 좋은 기회를 갖고 있는 것이니, 이 기회를 잘 살리길 바란다.

  조 총영사는 마지막으로 '세계화 시대에 열린 마음으로 창조적인 생각을 하기를 바란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2, 4, 6 다음에는 8이 올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이런 식의 고정된 사고를 버리고, 그 숫자들 다음에 오는 수가 7이나 혹은 음수와 같은 다른 수도 될 수 있음을 늘 생각하라"고 역설하셨다.

  홍콩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과 '세계화 시대에 우리가 가져야 할 정신 자세'를 한 마디로 압축해서 보여 준 뜻 깊은 강연회였다.

<기고 : 홍콩한국국제학교 학교신문 기자 고2 남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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