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치솟고 있는 홍콩 주택 가격의 오름세는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일부 주택 가격은 1997년 수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80後' 세대 대학 졸업생들의 초봉은 부동산 시장과는 거꾸로 역행하고 있다.
홍콩이 반환된 지 12년째 되는 2009년 대학 졸업생 평균 초봉은 97년보다 4% 줄어들었고 1998년 홍콩을 뒤흔든 외환위기때 만큼이나 바닥세다.
2009년 졸업생의 초봉은 1998년 졸업생보다 겨우 1% 많은 수준으로 매월 166홍콩달러 정도가 늘어났을 뿐이다.
대학생의 초봉 증가폭은 과거 12년 동안의 홍콩 GDP, 공무원 월급 인상폭과 견주어볼 때 가히 완전히 '궤도'를 이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은 귀한 대접을 받았고 대학 졸업장은 '좋은 직장'의 보증 수표였다.
그러나 홍콩이 반환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GDP도 12년 동안 2배나 증가했고 근래 부동산 가격은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대학 졸업생의 초봉만큼은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대학보조금위원회(The University Grants Committee)의 자료에 의하면 2009년 졸업생의 평균 연봉은 16.4만홍콩달러(매월 13667홍콩달러)로 12년 전에 대학을 졸업한 선배, 즉 97년 졸업생의 연봉 17.1만홍콩달러(매월 14,250홍콩달러)보다 4%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월급 감소 현상은 주로 사기업에서 나타난 현상으로 정부 공무원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업에 속하는 정부 2급행정주임(속칭 EO)의 경우 97년 초봉은 매월 20,865홍콩달러였고 12년 후인 2009년에는 이보다 10% 증가한 22,985홍콩달러였다.
센터라인 인력자원자문회사의 관계자는 2009년 졸업생의 초봉이 1997년보다 낮은 이유는 대학 졸업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시정보고(施政報告)'를 통해 대학 학위 증설을 건의한 만큼 앞으로 문제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에는 7개 대학에서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앞으로 준학사 졸업생을 배출하던 2년제 대학의 4년제 전환이 가능해지면 학사 졸업생이 더욱 많아지게 되고, 더 다양한 방법으로 학위를 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년 동안 보조금을 지급받는 대학의 학위는 줄곧 14,500개를 유지해왔지만 이제부터 대학학위는 공립대학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립대학의 5,200개 학위가 더 늘어나게 된다.
이외에도 80후 세대 대학 졸업생은 전공을 불문하고 모두 초봉 감소의 '불운'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이공계 졸업생들의 초봉 감소폭이 가장 커서 97년보다 15%나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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