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이어지는 가뭄으로 베이징 일대의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수천개에 달하는 베이징의 호화 목욕탕들이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고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즈가 1일 전했다.
베이징시 당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15일까지 베이징의 평균 강수량이 예년보다 15% 이상 감소하는 등 시 전체적으로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중앙 정부가 북쪽 지방의 만성적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창장(長江)의 물을 북부 황허(黃河), 화이허 (淮河), 하이허(海河) 3개 강으로 돌리는 '남수북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2050년께나 돼야 끝날 예정이어서 단기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베이징시는 연간 37억㎡의 물이 필요하지만 현재 17억㎡가 부족하다. 시 당국은 이를 위해 인근 허베이(河北)성의 청더(承德) 등지로부터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4월을 기준으로 베이징의 고급 레저형 목욕센터 수는 3천개 가량으로 여기서 소비되는 물의 양은 연간 5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용하는 물의 양이 많은 것도 문제지만 중국 서민들의 고급 목욕탕을 향한 시선이 유달리 곱지 않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
중국에서는 고급 관료나 사업 상대를 잘 접대하려면 '음식-물-여자'가 필수적이라고 통한다.
먼저 최고급 음식점에서 요리를 대접하고 2차로 고급 목욕탕에 데려가 은밀한 밀실에서 마사지와 함께 성접대까지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접대 문화 탓에 고관대작과 대형 기업들이 몰려 있는 베이징에 유독 초호화 목욕센터가 난립해 있다는 설명이다.
고급 목욕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져 당국의 규제 분위기가 서서히 조성되자 업체들은 나름의 생존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유명 목욕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를 가하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몰래 몇 개의 지하수를 파 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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