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카우룬 지역 관련 신고 300건 넘어서
이스트 카우룬(東九龍) 지역에서 수돗물에서 이상한 ‘진흙 맛’이 난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홍콩 수무서(水務署)에는 홍콩 전지역에서 300건이 넘는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평소 하루 평균 신고 건수가 채 10건이 안 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증가폭이 배를 넘어선다.
수무서는 조사를 통해 '악취'의 원인이 홍콩의 식수원인 광둥성 동강(東江)의 수질 문제가 아니라 최근 몇 개월 동안 이어진 무더위로 저수지의 녹조가 증가한데다 연일 계속된 폭우로 부근 수로의 녹조와 식물이 저수지에 유입돼 사이쿵(西貢) 저수지의 MIB (Methylisoborneol, 메틸이소브로네올)의 수치가 9개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무서 관계자는 MIB는 인체에 무해하고 이상한 냄새가 발생할 뿐이라며 현재 매일 정수 과정에 활성탄을 첨가해 악취를 제거하고 있으며 활성탄은 인체에 해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2주 동안 홍콩의 인터넷 토론장에는 수돗물에서 진흙, 표백제, 화학약품 등의 이상한 맛과 냄새가 난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이어졌다. 이 네티즌들은 주로 쿤통(觀塘), 사우마우핑(秀茂坪), 람틴(藍田) 등 이스트카우룬 지역에 거주한다고 밝혔다.
쿤통의 한 아파트에 산다는 네티즌은 수무서에 신고를 접수하자 직원이 와서 수돗물을 검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 식수원이 화학약품에 오염되는 사건이 계속되고 있어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수돗물의 악취가 동강 수질 문제 때문은 아닌지 우려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동강에서 홍콩에서 유입되는 물을 살펴본 결과 물 색깔은 옅은 황색에 소량의 진흙이 섞여 있기는 했지만 특별히 이상한 냄새가 나지는 않았고, 이스트카우룬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는 사이쿵 저수지의 녹조 현상도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수무서 관계자는 녹조가 증가하면 녹조에 포함된 독소도 늘어나게 되고 일부 독소는 간을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측정된 독소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수돗물에서 이상한 맛이나 냄새가 느껴지더라도 수질에는 아무 영향이 없기 때문에 식수로 사용해도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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