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기자들의 수난이 잇따르고 있다.
폭로기사를 썼다가 체포영장이 발부되는 바람에 공안당국으로부터 쫓기는 일이 발생하는가 하면 유명인을 인터뷰하러 갔다가 구타당하고, 제보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아무런 이유없이 얻어맞는 일이 발생한 것.
베이징TV의 기자인 저우광푸(周廣甫)는 지난 1일 중국의 유명 코미디언인 궈더강(鄭德網)이 자신의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국가소유의 그린벨트를 훼손했다는 의혹에 대해 인터뷰하러 갔다가 궈더강의 측근인 리허뱌오(李鶴彪)로부터 구타당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당시 구타장면은 베이징TV의 카메라에 촬영돼 인터넷을 통해 떠돌았으며, 문제가 되자 베이징TV도 문제의 화면을 공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가해자인 리허뱌오가 사과하면서 무마를 시도했으나 베이징 공안당국이 조사에 나서 지난 5일 리허뱌오에게 7일간 구금조치를 내리고 200위안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이 샴푸업체인 바왕(覇王)그룹이 제조한 한약성분이 들어간 3종의 샴푸제품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보도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바왕그룹의 직원 4명이 매일경제신문의 상하이 지국에 찾아가 기자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중국 선전(深圳)의 한 기업회장의 성추문을 기사화한 화하시보(華夏時報)의 여기자인 천샤오잉(陳小瑛)이 기사거리를 제보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나갔다가 익명의 남자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이또한 성추문 기사에 대한 보복차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국내 경제관련 전문지인 경제관찰보의 추쯔밍(仇子明) 기자는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쑤이창(遂昌)현에 있는 공기업인 카이언(凱恩)집단공사가 선전 주식시장 상장과정에서 불법적으로 국유재산을 점유하고 주식 내부자거래를 해왔다는 내용의 고발기사 4건을 지난 6월 5일, 22일에 잇따라 보도했다가 해당 기업의 고소로 쑤이창현 검찰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바람에 쫓기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이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문제화하자 쑤이창현 검찰원의 상급기관이 리수이 검찰원이 체포영장 발부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영장발부를 철회하고 수배조치를 내린데 대해 추 기자에게 사과했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추 기자 사건에 대한 수배 해제조치 이후 이례적으로 "언론기관은 국가 또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알 권리는 물론 인터뷰하고 취재하고 비판하고 추적해 관찰할 권리가 있으며 이런 일을 하는 기자들은 법에 따라 보호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이와 관련해 중국기자협회도 9일 자체 웹사이트에 "기자의 인터뷰 권리는 보호받아야 하며 그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어떤 행동도 있어서는 안된다"며 중국 당국에 기자의 권리에 대한 보호를 요청했다.
중국인민대학 신문방송학과의 위궈밍 교수는 "중국에서 언론매체들이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와 관련해 이해집단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는 반면 기자보호 관련 규정이 충분하지 않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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