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공산주의 이념의 몰락으로 중국인들이 정신적으로 공백을 느끼고 있으며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종교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미국 공영라디오방송(NPR)이 18일 보도했다.
공산주의 신념체계가 붕괴하면서 중국인들은 현실 물질주의에 맞설 수 있는 가치체계를 찾고자 종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정부의 입장도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는 데 종교가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바뀌면서 종교에 대해 종전보다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종교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중국은 지난 1949년 공산주의 정권 수립 후 공식적으로 개신교, 가톨릭, 불교, 도교, 이슬람 등 5개 종교를 인가했다.
중국 정부는 인가된 종교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종교별로 협회를 만들어 종교활동을 감시하고 감독했다.
중국이 이처럼 종교를 통제하고 종교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그간 역사적으로 종교적 신념으로 무장한 농민집단의 봉기를 여러차례 겪은 탓에 종교를 사회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 사회적 이슈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정부의 태도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최근 국영언론이 '중국의 예루살렘'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기독교가 성행한 원저우(溫州)의 한 불법적인 지하교회에 대해 호의적인 기사를 쓴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는 아울러 토착 종교나 민속종교 행사를 종교행위가 아니라 문화유산으로 재평가함으로써 공산당이 이를 수용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마쭈(媽祖)여신을 섬기는 것을 전통적인 행사로 인정한 것과 지난 2009년 칭밍절(淸明節)을 공휴일로 지정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중국정부는 또 기독교의 급속한 성장으로 종교간 균형이 무너질 것을 우려해 불교에도 적지않은 직.간접 지원을 해주고 있다.
지난 2006년 실시된 첫 종교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4천500명중 31.4%가 종교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인구수로 환산하면 3억명 이상이 종교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기독교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원저우에는 기독교인 사장이나 기독교 기업이 생겨나고 있고 이 기업들은 타지역에 교회를 세워주는 등 기독교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독교의 성장에 따라 지하교회 역시 번성하고 있다. 원저우의 한 지하교회에 모인 교인들 가운데에는 겉보기에도 젊고 부유한 사람들이 적지않게 눈에 띄었다고 NPR가 보도했다.
지하교회가 번성하는 이유에 대해 중국 사회과학원의 류펑은 종교에 대한 정부의 태도와 기독교도간 엄청난 간극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교회는 소규모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람들의 정신적 욕구를 더욱 쉽게 충족시켜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목사를 자체적으로 뽑는 등의 장점이 있다. 이는 마치 경제분야에서 중국 국영기업이 국민의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 자연적으로 사기업이 생겨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종교에 대해 과거보다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지하교회를 양성화할 정도는 아니다.
이에따라 중국에서는 지금도 지하교회의 지도자들이 탄압을 받거나 기소되고 있으며 구금되거나 수감되는 일도 적지 않다.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은 여전히 비인가 종교의 급성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으며 이런 중앙정부의 기류는 이따금 지방정부 차원의 반동적인 종교탄압으로 나타나고 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클리홍콩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