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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법정변호사의 법률칼럼
위클리홍콩  2017/12/21, 16:40:49   
보통법에서 강간은 영어로 Rape 라고 합니다.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행위를 하였을 경우 최고 무기 징역 (Life Imprisonment)이라는 가장 무거운 형벌을 받을 수 있는 범죄입니다. 강간을 제외한 성범죄는 대개 성추행에 포함됩니다. 성추행은 법률용어로 Indecent Assault라고 합니다. 역시 상대방의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을 하였을 경우 해당되는 범죄입니다. 최대 형벌은 징역 10년입니다. 강간은 홍콩 형법 (Crimes Ordinance) 제 118조에, 성추행은 제 122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강간이나 성추행 모두 공통된 점이 있습니다. 둘 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인 행동을 한 경우에 범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동의를 법에서는 Consent라고 합니다. 성행위나 성적인 신체 접촉을 하기전에 상대방의 동의를 얻는다면 범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필자가 홍콩에서 법정 변호사로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많은 피고들이 사실 상 동의를 얻은 적이 없는데도 자신은 동의를 얻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동의를 얻었는지에 대한 대답은 성행위나 신체 접촉을 "뜨거운 차 한 잔"이라고 상상해서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상대방에게 차 한 잔을 하겠냐고 물어봤고, 상대방이 흔쾌히 차를 마시겠다고 하였다면, 그리고 차를 끓여 대접하였을 때 차를 마셨다면 상대방의 동의하에 차를 대접한 것이 됩니다. 그 차 한 잔을 다시 성행위나 신체 접촉이라고 바꿔 상상한다면, 상대방의 동의를 얻고 성행위나 신체 접촉을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차 한 잔을 하겠냐고 물어봤고, 상대방이 마시겠다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면, 차를 끓이지 않는 것이 올바른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차를 마시지 않겠다는 상대방한테 억지로 뜨거운 차를 마시게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행위도 같습니다. 상대방이 성행위에 확실한 동의를 하지 않았다면 억지로 성행위를 해서는 안됩니다. 바로 강간이나 성추행에 해당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차 한 잔을 하겠냐고 물어봤고, 상대방이 흔쾌히 동의하였지만, 막상 차를 끓여 주었더니 더 이상 마시고 싶지 않다고 한 경우에도 억지로 차를 마시게 해서는 안됩니다. 귀찮게 물을 올리고 차를 끓인 시간이 아까워 화가 날지도 모르지만 차를 마시지 않겠다는 사람한테 억지로 차를 마시게 하는 것은 정상인이 할 행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행위도 같습니다. 처음엔 상대방도 동의를 하고 성행위를 시작하였지만 중간에 상대방이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바로 성행위를 멈춰야 하는 것입니다.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상대방에게 차를 한잔 하겠냐는 질문을 하였을 경우엔 더욱 간단합니다. 정신이 없거나 의식이 없는 사람은 차를 마시겠냐는 질문에 동의는커녕 답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신이 없거나 의식이 없는 상대방에게 뜨거운 차를 마시게 하는 것 역시 정상인이 할 행동은 아닙니다. 의식이 없는 사람의 입을 열고 강제로 차 한 잔을 먹이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면 강제로 성행위를 하는 것 역시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은 더더욱 자명한 사실이라는 말입니다.

만약 차 한잔을 하겠냐고 물어봤고, 상대방이 흔쾌히 동의하여 차를 끓이러 부엌에 갔다왔지만, 차를 끓이는 사이 상대방이 잠이 들었다면, 역시 강제로 잠자는 사람에게 차를 먹여서는 안됩니다. 잠을 자거나 의식이 없는 사람은 차를 원하지도 않을 뿐더러, 자의로 차를 마실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불법 성범죄와 합법적인 성행위의 차이는 동의 (Consent)입니다. 상대방이 차를 마실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성행위를 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또한 어렵지 않습니다. 

상당부분 판사들에 의해 만들어진 보통법 (Common Law)의 성범죄법은 매순간 변해가는 사회의 형태에 맞춰 같이 발전해왔습니다. 한때는 남편이 아내와 성행위를 하는 것은 부부간의 권리로, 강간이 성립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결혼한 사이인 남편이 아내를 강간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법원 역시 부부 사이의 강간 (Marital Rape)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원리는 같습니다. 아내가 차를 마시기를 거부한다면 강제로 차를 먹여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2008년 한 교회 안의 화장실에서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한 조두순이 2020년 복역을 마치고 다시 사회에 나온다고 합니다. 징역 12년. 강간을 하면 무기 징역도 받을 수 있는 홍콩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흔한 한국이 홍콩의 보통법으로부터 배우고 개선할 부분인 것입니다. 

이어서 다음주에는 홍콩의 퇴직금 문제에 대하여 논해보겠습니다.

이동주 법정 변호사 (Barrister)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국내외 분쟁에서 홍콩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동주 변호사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법을 잘 몰라 애태우는 분들을 돕고자 하오니 칼럼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내용, 홍콩에서 사업이나 활동을 하면서 법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 홍콩의 법률이 궁금하신 분들은 언제든 이메일을 통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법정 변호사) 
Prince's Chambers (http://www.princeschambers.com.hk)
E: kevinlee@princeschambers.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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