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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선 "현금이 왕"...'현금없는 사회' 中대륙과 대조... "홍콩에서 사는 동안 일말의 '현대기술'도 필요하지 않았다."
위클리홍콩  2018/05/23, 15:12:24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 광저우 출신 번역가 추이(30)가 홍콩에 대해 남긴 신랄한 한줄평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가능했던 모바일 결제가 선전~홍콩 경계를 넘어서자 거짓말처럼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홍콩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본토에서 들인 습관대로 현금 없이 외출했다가 본의 아니게 무전취식을 하게 되는 등 곤경에 처한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아시아 최고의 금융허브라는 별칭을 가진 홍콩이지만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보급에서는 중국 대륙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상하이·선전 등 본토 도시들은 이미 '현금 없는 사회'에 가까워진 데 반해 홍콩은 아직 아날로그적인 분위기가 짙다.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하는 빈도가 대륙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데다 로컬 식당이나 소규모 가게에서는 신용카드도 잘 받지 않고 현금만 고집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홍콩의 이와 같은 '현금 선호, 전자결제 거부' 현상은 택시요금 결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말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홍콩 택시시장에 진출하기 전까지 즉석에서 택시를 잡아 탑승한 경우 유일한 대금 결제 수단은 현금이었다. 버스, 지하철, 트램 등 홍콩 대중교통에서 폭넓게 사용 가능한 선불충전식 '옥토퍼스 카드'도 택시에서는 사용이 불가했다. 이달 기준 홍콩에서 영업하고 있는 택시 1만8163대 중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요금 결제가 가능한 택시는 3500대 이하로, 전체 중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택시가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을 받아들이는 데 뒤처진 주된 이유로 SCMP는 택시기사의 노령화를 꼽았다. 홍콩 입법위원회 산하 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콩 택시기사의 평균 연령은 58세다. 그나마 젊은이들의 신규 유입이 줄면서 급속히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실제 상당수의 나이든 홍콩 택시기사들은 전자결제시스템을 어떻게 설치할지 몰라 현금만 받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택시 운영 수입 공개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과 수수료 부담도 택시요금 전자결제의 장애물로 작용했다.

홍콩에서 간편결제시스템 보급 속도가 더딘 이유로 일각에서는 옥토퍼스 카드를 언급하기도 한다. 1997년 도입된 이래 현지에서 보편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은 옥토퍼스 카드가 이른 시기에 '너무 잘' 사용된 것이 새로운 결제수단 도입을 막았다는 지적이다.

에드워드 야우탕와 홍콩 상무경제발전부 장관은 "옥토퍼스 카드가 홍콩 도시 곳곳에서 너무 요긴하게 쓰인 나머지 다른 결제 수단을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사람들이 스스로 기술을 수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홍콩 정부가 시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전자결제시스템을 사용하라고 지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홍콩의 현금 선호와 낮은 간편결제 보급은 최근 실시된 '스마트 도시 지수' 조사 결과에도 반영돼 있다. 지난해 스웨덴 도시컨설팅업체인 이지파크그룹이 세계 각국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홍콩은 63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2위), 도쿄(6위), 서울(21위), 타이베이(57위)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 비해 낮다.

지수 구성 항목 가운데 '스마트 도시로의 진척률' 분야에서 홍콩은 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도시 거주민들이 느끼기에 해당 도시가 주민 생활편의를 위해 첨단 기술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스마트 도시 지수'는 스마트폰 보급률, 인터넷 속도, 와이파이 구역, 차량 공유 서비스, 생활 수준, 디지털 행정 등 19개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도출됐다.

옥토퍼스 카드. 홍콩 대중교통, 편의점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선불식 충전카드다.
▲ 옥토퍼스 카드. 홍콩 대중교통, 편의점 등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선불식 충전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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