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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의 뉴스레터 - “가슴 뛰는 목표가 있는가?”
위클리홍콩  2019/04/02, 19:23:37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미국 금융회사 찰스슈와브의 최고경영자(CEO) 월트 베팅거는 대학 시절 우등생이었습니다. 졸업시험 전까지 학점 평균이 A+였습니다. A+ 만점으로 졸업하겠다고 다짐한 그는 ‘경영 전략’ 졸업시험도 충실하게 준비했습니다. 드디어 시험일. 교수가 나눠준 시험지는 백지였습니다. 교수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지난 10주간 내가 가르칠 수 있는 것은 다 가르쳤어요. 다만 한 가지 남은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 빌딩을 청소하는 여자의 이름을 쓰세요.”

한국경제신문 3월26일자 A33면 <박희권의 호모글로벌리스: 말 좀 하고 삽시다>에 나오는 일화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베팅거는 유일하게 이 과목에서 낙제했다. 그녀의 이름은 도티였다. 이 일로 그는 인생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됐다.”

한경 3월29일자 A26면 기사 <놀라운 성과 구글·인텔은 ‘목표 설정’부터 달랐다>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성공방식을 소개했습니다. “벤처투자 기업가 존 도어가 1999년 만난 구글은 뛰어난 기술에 열정은 가득했지만, 경영은 모르는 스타트업이었다. 도어는 인텔 근무시절 배운 운영방식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을 전수했다.” 7만명이 일하며 시가총액이 7000억달러에 이르는 ‘슈퍼기업’ 구글의 성장비화(祕話)입니다.

OKR의 작동원리는 간단합니다. 목표(objective)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고, 핵심결과(key result)는 목표가 달성됐는지 판단하기 위한 지표입니다. 도어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측정지표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핵심결과는 목표를 조준하는 가늠자다. 올바른 목표를 선택했다면 핵심결과는 3~5개로 충분하다. 다만 각각의 핵심결과는 그 자체로 벅찬 도전과제여야 한다. 너무 쉬운 과제라면 아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이다.”

인텔 최고경영자였던 앤디 그로브는 1980년대 초반 위기에 빠진 회사를 OKR로 살려냈습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해 압도적 1등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는 마케팅, 세일즈, 기술 등 팀별 목표와 세부성과 달성지표를 수립·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이었습니다. 이 시절 인텔에서 근무했던 도어는 OKR 시스템을 구글 유튜브 어도비 등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전파했습니다.

“나쁜 기업은 위기에서 몰락하지만 좋은 기업은 위기에서 살아남는다. 그리고 위대한 기업은 위기를 통해 성장한다.” OKR 창시자인 그로브가 자주 했던 말입니다. 위기를 ‘위대한 기회’로 만드는 힘이 OKR이라는 것입니다. “OKR의 강점은 목표와 핵심결과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수많은 사람이 이를 함께 생각하는 것이다. 목표를 종이에 적는 단순한 노력만으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국경제신문 논설실장
이학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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