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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소소한 여행일기-호주 퍼스((Perth)
위클리홍콩  2019/01/22, 17:02:07   
장보러 가는길에. ...
시원한 강바람이 더운 여름 열기를 식히는 호주 퍼스에 도착했다.
해가 중천에 걸리도록 잠을 자다가 배가 고파져서 맛집을 찾아보다가 유명한 쌀국수 집에 가기로 하고 호텔을 나섰다. 참 좋은 세상이다. 옛날엔 지도를 들고 물어가면서 다녔던 장소를 요즘은 구글맵 하나만 깔면 금방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나의 청춘은 마치 응답하라 드라마 시리즈에 나오는 에피소드 시대물이 되었다 .

호텔을 나온 지 15 분만에 쌀국수집을 찾았다. 줄서서 먹는 이집에 다행히 오픈 5분전에 도착해서 첫 번째 손님이 되었다. 깊은 맛을 내는 국물이 담긴 쌀국수를 원샷하듯이 후루룩 소리내며 먹고 나오니 , 세상 다 가진 거처럼 기분이 좋아졌다.

 소화를 시킬 겸 엘리자베스 키 부근으로 걸어가자, 더운 여름이라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에 아이들이 마냥 즐거워하며 뛰고 놀고 있었다.
이런 즐거운 시간을 바라보는 부모들이 행복해 보인다.
앉아서 그들을 바라보다가 무심코 한국에 사는 아이들이 오버랩 된다. 학원과 학교 수업으로 바빠서 방학도 반납하고 공부만 해야 하는 나의 어린 조카도, 사촌들도, 친구들 아이들도. 얼굴에 웃음기 없이 매일 지쳐서 시험 준비를 하는 아이들. 무엇이 최선인지 아무도 모르면서 무작정 남과의 비교로 바쁜 학부모들, 자존감이 결여되어 항상 남을 의식하느라 불안해하는 엄마들.. 최근에 화제작인 스카이 캐슬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참 불행한 삶이 아닐수가 없다.
자식에게 올인 하는 부모들, 부모의 기대에 맞추려고 추억을 포기하고 학업에만 매달린 아이들, 친구를 라이벌로 여겨야 하는 학교생활, 이런 아이들에게 무시당하는 교사들. 그렇다고 멈출수있는 해답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남보다 내가 더 낫다는 욕심이 우리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듯하다. 욕심을 내려놓는게 해답이 아닐지.

이 도시 사람들의 여유로움은 배려와 욕심없는 삶에서 생기는거 같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그들을 더욱 여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거 같다.


분수대를 지나면 영국여왕 이 선물한 벨을 달아 특정한 시간에 울리는 스완벨 건물이 있다.
벨모양으로 만든 이 타워에 올라가면 강건너 사우스 퍼스쪽도 다 내려다보인다.
이 곳을 지나 앞쪽으로 길을 건너면 대법원 공원이 나온다. 마침 요가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초록잔디 위에서 스트레칭을 가르치기도 하고, 가지고 온 샌드위치를 먹으며 음악을 듣는 직장인, 책을 읽는 사람, 벌렁 누워서 오후의 낮잠에 취한 학생들, 빙둘러 앉아 뭔가 토론 하는 그룹, 새에게 모이 주는 나이든 어르신들, 공원 풍경이다. 계절이 반대인 이 곳 호주 여름을 줄기는 그들의 일상이다.
필자도 나무밑 벤치에 앉아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비행에서 가지고 내린 여독을 풀고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 누가 두고 간 모자인지 밀짚모자 하나가 수줍게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공원을 통과하면 또 다른 작은 공원이 나오고 , 길을 건너면 영국 성공회 교회가 나온다. 잠시 들러 밀린 기도를 드리고 본격적으로 아줌마 장보기에 돌입하기로 한다.

Woolworths 수퍼마켓에서 필자는 가장 진지해진다.
들고 갈 무게 스캔하고, 홍콩집에 있는 냉장고 공간을 떠올려야 하고, 호주 공항 세관에 통과할수 있는 물건들 등등.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듬뿍 사다보니 들고 갈 양이 초과되어서 몇 개를 내려놓았지만, 두 어깨에 잔뜩 짊어지고 와야했다. 냉장고에 대충 정리해서 넣어놓고 나니 어느 듯 저녁때가 되어가고 있었다. 또 한 끼의 집밥을 대신할 메뉴를 찾고자 방을 나선다.

오후가 되자 바람이 불어 더욱 시원해졌다.
아늑한 창가구석이 예쁜 커피샵이 보인다. 그곳에 앉고 싶어 커피를 한잔 주문했다. 오늘 열심히 하루를 보낸 나에게 대한 보상으로 ....

(사진,글 Misa Lee 위클리홍콩 여행기자 weeklyhk@hanma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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