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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의 소소한 여행일기 - 여름 준비로 바쁜 호주 시드니(Sydney)
위클리홍콩  2018/10/30, 16:52:52   
시드니의 여름은 눈부시다. 태양에서 금방 데워서 나온 듯 햇살이 눈부시게 강렬하고 사방으로 부서 진다 .
아름다운 이곳을 바로 보지 말고 필터링을 해서 보라는 듯 뜨겁다.
여름이 일찍 시작 되는 듯 오후의 오페라 하우스 부근은 너무 더웠다. 다행히 피할 그늘이 오페라 하우스 뒤에 보타닉 가든이 넓게 자리 잡아서 누구나 쉬면서 화려한 오페라 정면 모습과 함께 공원과 어울리는 차분한 뒷 쪽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뉴욕에 센트럴 파크가 있듯이 시드니는 보타닉 정원이 도시를 잘 감싸고 있다.

날씨가 좋은 이유로 간만에 이곳을 찾아서 어슬렁 거렸다. 여전히 오페라 하우스는 관광객이 일년 내내 넘치게 방문하고 있었고 앞쪽에 넘실거리는 파도위에는 크고 작은 보트들로 그림같은 항구의 미를 뽐내고 있다.
하버브리지 쪽에 위치한 록스는 선장 쿡이 탐험대로 와서 정착한 이후로 영국에서 온 이주민이 세운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현재의 상업시절과 어울려 아주 유니크한 장소가 되어서
사람들이 오후 한때를 즐기는 공간이 되었다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전시하는 개인전들도 모퉁이 마다 행사가 열리고 수제품을 채운 행상 카트들과 먹자 밥차 들도 끼여서 북적거림을 연출하고 ,영국식민지 스타일의 옛 모습의 테라스에는 오후의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의 맥주잔 부딪치는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고 할머니들의 티타임 테이블도 군데군데 보인다.
나도 끼어서 듣고 싶다. 곧 닥칠 그 나이의 대화내용을 예습하고 싶어진다. 귀여운 노부인들을 뒤로 하고 어느 듯 록스 언덕 위 하버브리지 입구에 도착했다.

갑자기 경찰 병력이 많지는 않지만 수 십 명이 앞쪽으로 진을 치는 것을 보았다. 호기심 많은 동양아줌마의 질문에 친절한 여경이 대답을 해주신다.
영국에서 온 해리왕자가 곧 도착하신다고. 하버브리지를 올라갈 예정이라고. 우연의 타이밍 이지만 나도 방송국 취재팀에 끼어서 기다렸다. 귀하신 왕실 얼굴을 잠시 보고자 . 20분을 기다리자 리무진 3대로 도착을 해서 얼굴을 보이자마자 바로 입구로 사라졌다
20분 기다려서 2초를 보았다 손만 잠시 흔들고 사라지는 실제의 왕자를. 평민인 내가 참기로 했다. 나 같았으면 몇 분들에게 악수라도 하지 않았을까? 아마 안전 때문이리라 위로하고. 나의 쓸데없는 호기심을 버리고 다시 발길을 골목으로 옮겼다. 괜히 버린 20분이 아까워서.
막다른 골목에 빈백을 던져놓고 편하게 커피를 마시는 한적한 장소를 보고 나도 쉬어가기로 했다. 바로 앞에 잘생긴 청년이 감미롭게 노래도 부르고 있어서 더욱 좋아보였다. 저 청년은 행복할까? 몇명의 관중이 듣고 있는 소중한 집중을 느낄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언젠가 큰 무대로 설 기회가 오길 축복해보며 배가 고파져서 가끔 갔었던 이태리 레스토랑으로 발길을 돌렸다.
앉고 보니 주인이 중국인으로 바뀌었다. 일어서서 나오기엔 너무 늦었다. 나의 단골집이 더 이상 맛집이 아니었다.
장사가 잘되어서 이탈리아 아저씨가 권리금을 받고 넘긴 후, 아마도 바닷가 별장에서 와인을 마시며 느긋하게 노후를 보내고 있으리라 상상해본다. 이 집의 모든 메뉴 가격이 내렸다. 대신 맛도 변했다 앞으로 단골메뉴에서 빼기로 하고 나왔다.

대신 브런치는 줄을 서지 않고 예쁘게 먹을 수 있어서 한 끼의 성공에 만족하기로 했다. 항상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포레스트 검프 영화 대사에 나오는 마지막 구절이 기억난다. 쵸콜렛 박스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모르나 먹어보면 알 수 있다고. 모든 걸 해 보는 게 중요 한 거지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가 계획하는 일들과 인생이 꼭 생각대로 가는 건 아니다. 그래서 인생은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매일이 궁금하다. 내일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지 내 시간이 궁금하다.
 
 
 
 
 

(사진, 글 : 미사 Lee 위클리홍콩 여행작가 weeklyh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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