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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주 법정변호사의 법률칼럼-24
위클리홍콩  2018/02/08, 15:34:21   
보험에 가입하여 사고나 개인적 손실에 대비하는 것도 법적인 관점에서는 결국 보험업자 (Insurer)와 가입자 (Assured) 사이에 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보험 소송이라는 것의 본질은 계약 위반 소송이라는 뜻입니다.

본지 칼럼의 계약법 편에서 우리는 계약이라는 것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계약이라는 것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먼저 무언가를 제공하겠다는 청약 (Offer)이 있어야 하고, 두번째, 그 청약을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승낙 (Acceptance)이 있어야 하며, 세번째로는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당사자들의 의사 (Intention)가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거래의 주제가 되는 약인 (Consideration)이 존재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보험계약에서의 청약이란 보험업자가 가입자에게 "불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경우 보상을 하겠다"라는 약속을 제안하는 것이고, 가입자가 이를 승낙함으로서 비로소 보험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가입자가 주기적으로 지급하는 보험료 (Premium)는 자연스럽게 계약의 약인 (Consideration)이 되는 것이고, 보험업자는 사건, 사고로 인해 가입자가 손해를 입게된 경우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맡게 됩니다.

이와 더불어 보험계약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바로 불확실성 (Uncertainty)입니다. 보험계약을 통해 대비하고자 하는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날 것이 확실하다면 보험계약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보험이란 자신에게 불리한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날 것에 대비하기 위하여 하나의 재정적 안전장치를 해 놓기 위한 것이지, 이미 확실하게 일어날 일을 생각하고 가입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보험업자들은 보험으로 가입된 사건이나 사고가 일어날 확률을 따져본 후 보험료를 정합니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하고자 하는 일이 일어날 확률이 높을 수록 보험료 역시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것입니다. 한번이라도 자동차 사고를 낸 경험이 있는 사람의 보험료가 무사고 운전자의 보험료보다 높은 이유입니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보험업에서도 소송이 발생하는 이유는 역시 한쪽이 계약을 위반한 경우에서 입니다. 보험에 가입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거나,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의 위반이 발생한 사건들은 1차원적인 소송에 불과합니다.

필자가 담당한 한 보험 소송에서는 가입자가 "장애로 인하여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보험료 지급을 면제한다"는 조항이 존재하였고, 실제 가입자가 사고로 인해 거동이 불가능해진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입자는 사고로 인해 움직일 수 없게 되었고, 의사로부터 정식 장애인 판정을 받았지만 침대에서도 컴퓨터와 전화를 사용해 계속해서 자신의 본업인 브로커 사업을 하였고 이익창출을 해내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보험회사는 가입자가 경제활동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해서 보험료를 낼 것을 요구하였고, 정식 장애인 판정을 받은 가입자는 자신의 보험료 면제 권한을 주장하였습니다. 소송의 주요 질문은 결국 "계약의 해석"에 달려있었고, 계약서 상 “경제활동”에 해당하는 활동이 무엇인지에 대한 법원의 객관적인 해석에 따라 재판의 결과가 달렸던 사건이었습니다.

이렇게 보험 소송은 결국 계약법이라는 분야에 존재하는 법리 (Legal Principle)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다른 보험관련 사건에서는 보험 계약시 완전공개 (Full Disclosure)의 의무를 다하였는지에 대한 문제로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생명보험 (Life Insurance)에 가입한 후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병으로 가입자가 사망하였지만 보험회사는 가입자가 자신이 질병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험 가입시 공개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의 관건은 인식 (Knowledge)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사망한 가입자가 보험 가입 당시 자신에게 병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진상 파악을 하였고, 보험회사는 가입자가 그러한 사실을 알고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법원은 결국 가입자가 그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하였고, 보험 수령인 (Beneficiary)는 결국 보험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Law is common sense with knobs on" (법이라는 것은 결국 모두가 아는 상식을 조금 복잡하게 만들어 놓은 것일 뿐이다)

영국 대법관 조나단 섬션 판사 (Jonathan Sumption)가 하신 말씀입니다. 복잡해 보일 수 있는 보험관련 소송들도 결국엔 상식을 적용하면 그에 대한 답이 쉽게 보이는 법입니다. 계약법에서도 그랬듯 보험과 관련된 소송들도 결국엔 보통 사람 (Reasonable Person)의 관점에서 해결되는 것이며, 법원 역시 매 사건에서 정의로운 결과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데 주력합니다.

이동주 법정 변호사 (Barrister)는 Prince's Chambers에서 기업소송 및 자문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임의중재를 포함한 국제상사중재, 국제소송 및 각종 국내외 분쟁에서 홍콩법에 관한 폭넓은 변호 및 자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동주 변호사는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법을 잘 몰라 애태우는 분들을 돕고자 하오니 칼럼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내용, 홍콩에서 사업이나 활동을 하면서 법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 홍콩의 법률이 궁금하신 분들은 언제든 이메일을 통해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Kevin D. J. Lee
Barrister-at-law (법정 변호사)
Prince's Chambers (http://www.princeschambers.com.hk)
E: kevinlee@princeschambers.com.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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